'시신없는사건' 피고인 이기영과 고유정, 같은듯 달랐다

이기영은 범행 줄곧 인정해와
'혐의 전면 부인' 고유정과 대조
선고 형량에 영향 미칠지 관심

이기영과 고유정은 '시신 없는 살인사건'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섰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둘 모두 피해자를 살해한 뒤 사체를 유기했는데, 수사당국은 이 시신을 끝내 찾지 못한 채 법원의 판단을 구했다.


통상적으로 살인 범죄의 직접적인 증거인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사건은 범행 전후 정황 등 간접증거를 토대로 구성된 공소사실을 놓고 검찰과 피고인 측이 법정에서 다투게 된다.

피고인 측은 첫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밝히게 되는데, 여기서 부인하면 서증조사와 신문, 또는 심문 등 심리 절차를 거쳐 법원으로부터 유무죄 판결을 받게 되는 것이다.


택시 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이 경기도 파주 공릉천변에서 검찰 관계자들에게 시신을 매장했다고 진술한 부근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택시 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이 경기도 파주 공릉천변에서 검찰 관계자들에게 시신을 매장했다고 진술한 부근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동거녀와 택시 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기영은 검찰이 구성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 경우다. 첫 재판에서 "이의 없이 모두 인정한다"고 했다. 그가 모든 혐의를 부인 없이 인정하면서 재판은 두 번째 공판기일에 변론 종결과 함께 구형까지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그는 12일 결심공판에서도 "범행에 일절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사회적 물의가 되지 않도록 재판부에서 중형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반면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고유정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한 피고인이었다. 첫 재판부터 일관되게 전남편의 성폭행 시도가 사건의 발단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고유정은 모든 심리 절차를 마무리하는 결심공판 때까지 이 입장을 고수했다. 유죄를 인정한 대법원 확정판결을 전제로 표현하자면 끝까지 뉘우침이 없었다. 그는 1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도 "검찰 공소장 내용은 소설에서도 보지 못한 어불성설"이라며 결백을 주장했다.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이 확정된 고유정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이 확정된 고유정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기영과 고유정이 공통되게 주장한 부분도 물론 있었다. 자신의 범행은 계획적인 게 아니라 우발적이었다는 것이다.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르면 살인 범죄는 범행이 계획적이었는지, 우발적이었는지에 따라 형량이 크게 갈리게 된다. 계획적 살인이었다고 결론 나면 최대 사형까지 선고가 가능해진다. 이기영과 고유정 측 모두 형량을 줄여보겠다는 전략을 깔고 재판에 임한 셈이다.


법원은 고유정의 결백 주장과 양형 감경 전략을 모두 배척했다. 고유정은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정황 등으로 미뤄 계획범죄라는 것이 인정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 판결은 2020년 11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기영의 선고공판은 다음 달 19일로 예정돼 있다. 고유정과 달리 범행을 인정한 이기영의 태도가 형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법원이 판결로 답하게 된다. 우발적 살인이란 그의 주장에 대한 진위도 이날 일차적으로 판가름난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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