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인정 전문약사 제도가 정식으로 도입됐지만 정작 세부적인 시행 방안은 확정되지 않으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교육과정, 자격시험 방법 및 응시절차 등을 규정할 시행규칙이 제정되지 않은 가운데 최종안이 나오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약국 자료사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1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국가 차원의 전문약사 제도 시행을 담은 대통령령 ‘전문약사의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이 정식으로 시행됐다. 전문약사 제도는 의사·치과의사·한의사의 전문의와 같이 전문약사 자격 인정을 통해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약사를 뜻한다. 국가 인정 이전에 자체적으로 전문약사제도를 운영해온 한국병원약사회는 전문약사를 ‘치료 성과 및 환자의 건강 개선에 기여하기 위해 해당 전문 분야에 통달하고 약물요법에 관해 보다 전문적인 자질과 능력을 갖춘 임상약사’로 정의했다.
이번에 시행된 규정은 우선 전문약사의 전문과목으로 내분비, 노인, 소아, 심혈관, 감염, 정맥영양, 장기이식, 종양, 중환자 등 9개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보건의료 환경 변화 등을 고려해 하위 법령인 보건복지부령(시행규칙)으로 정하는 과목을 명시해 과목 추가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와 함께 전문약사가 되려는 약사들이 받아야 할 교육과정과 자격 인정, 자격증 발급 등 개괄적인 내용도 담았다.
그러나 정작 응시자격 및 응시절차, 시험과목, 실무경력 인정 기관 등 구체적인 자격 인정 절차를 담은 시행규칙이 제정되지 않은 상태다. 복지부는 지난 1월 ‘전문약사의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칙’을 입법예고했지만, 약사사회의 반발 등으로 상위 법령이 정식 시행될 때까지 제정하지 못했다. 전문약사 법제화가 이뤄졌음에도 당장 전문약사를 선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약사사회는 기존에 나온 규칙안이 전문약사 문호를 크게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전문약사 수련 의료기관을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제한해 지역약국 약사나 제약사 등에서 근무하는 산업 약사들은 사실상 전문약사가 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약사회는 “종합병원 근무 약사를 제외한 약사 전체에 대한 전문약사 자격 취득을 원천 봉쇄하는 내용을 담았다”며 “지역약국 약사와 산업 약사는 물론 심지어 중소 병·의원 근무 약사조차 전문약사가 되고 싶어도 불가능하게 한 것으로, 이는 엄연한 차별”이라고 반발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복지부는 시행규칙에 대한 내부검토에 나섰다. 관련 단체 논의를 비롯해 다각도로 검토해야 하는 만큼 앞으로 1~2개월 정도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세부 시행방안을 담은 규칙만 제정된다면 올해 1호 국가 인정 전문약사가 탄생할 수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입법예고 기간 규칙에 대해 여러 의견이 개진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해를 넘기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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