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도 사기를 당하네… 고객 14배 뻥튀기한 美스타트업

학자금 중개 앱 '프랭크' 창업자
고객 정보 부풀려 JP모건에 매각
인수액 2300억원…"큰 실수였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 중 하나인 JP모건이 30대 스타트업 창업자에게 거액의 사기를 당했다. 학자금 대출 중개 스타트업 '프랭크'를 설립해 한때 미국 금융계와 미디어의 관심을 사로잡았던 찰리 제이비스(31) 이야기다.


뉴욕타임스(NYT)는 찰리 제이비스가 금융 사기 등 3건의 혐의로 기소됐다고 지난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제이비스의 혐의는 최대 징역 30년을 받을 수 있다.

제이비스는 미국 명문 펜실베이니아대 경영전문대학원(MBA) 와튼 스쿨 출신으로, 2017년 대학생 학자금 중개 핀테크 스타트업 '프랭크(frank)'를 세운 인물이다.


세계 유수의 대학들이 포진한 미국은 학자금 사업 규모도 막대하다. 지난해 기준 대학 학자금 대출 잔액은 총 1조7000억달러(약 2240조원)에 달해 한국 국가총생산(GDP)과 맞먹는다.


찰리 제이비스 '프랭크' 창업자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찰리 제이비스 '프랭크' 창업자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은행 등 민간 금융기관도 학자금 대출 사업에 진출해 있으며, 그만큼 대출 조건이 까다롭고 절차도 복잡하다. 프랭크는 학자금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과 대출업체 사이를 중개해, 학생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제이비스가 프랭크 CEO로 나섰을 때 그는 20대 중반에 불과했다.


그는 NYT에 미국 학자금 제도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칼럼을 기고해 금융업계는 물론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덕분에 프랭크는 엔젤투자자, 벤처 캐피탈에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다. 초기 성공을 바탕으로 제이비스는 2019년 미 경제 매체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30인'에 선정되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프랭크의 눈부신 성장세에 JP모건도 투자 의사를 밝혔다. 2021년 9월 JP모건은 인수금 1억7500만달러(2300억원)에 프랭크를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찰리비스는 프랭크가 수집한 학생 정보만 425만명에 달한다고 주장한 상태였다.


그러나 합병 종료 후 얼마 지나지 않아 JP모건은 이상함을 느꼈다. 프랭크 가입 고객 중 40만명을 대상으로 마케팅용 설문조사 이메일을 보냈는데, 겨우 28%의 계정에만 메일 발송이 성공했고 실제 링크를 클릭한 사람은 103명에 불과했다.


JP모건은 당국에 수사를 의뢰했고, 수사 결과 프랭크의 실제 회원 수는 30만명 수준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제이비스는 고객 규모를 14배가량 부풀렸던 셈이다.


현재 제이비스는 미국 거대 로펌 '퀸 에마누엘'의 알렉스 스피로를 변호사 겸 대변인으로 선임했다. 제이비스 측은 "JP모건은 이 사업이 기존 학생 개인 정보보호법과 충돌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부정적으로 거래를 취소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는 지난 2월 실적 발표에서 프랭크 인수 건을 언급하며 "큰 실수였다"라고 시인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