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는 알아도 一二三은 몰라요"…'한자 문맹' 논란

"그 정도는 필수다" vs "시대가 다르다"

한자로 된 숫자를 읽지 못하는 청년에 대해 '무식하지 않냐'고 묻는 한 직장인의 질문에 누리꾼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1부터 10까지 한자로 못 읽으면 무식한 거 아니냐'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픽사베이]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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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 씨는 "나도 한자를 잘 모른다. 신문 타이틀 한자만 읽는 수준"이라며 "협력사 직원에게 중국에서 온 자료를 보내 줬는데 한참 보다가 한자로 6, 7, 9를 몰라서 중국어를 못한다고 하더라"고 썼다. 이어 "이건 상식이라고 하니까 본인들 때는 한자가 필수가 아니었다고 너무 당당하게 이야기한다"고 덧붙였다.


A 씨는 "중학교, 고등학교 때 일본어나 중국어도 배우고, 그게 아니더라도 초등학생 때 지식만으로 숫자는 한자로 읽을 수 있지 않냐"며 "쓰는 건 백번 양보한다 쳐도 이건 조금 무식한 게 아니냐"고 물었다. 그는 "3살 차이가 나는데 요즘 애들은 이런 걸 줄 모른다며 내가 '젊은 꼰대'인 것처럼 말하길래 하소연해본다"고 반문했다.


A 씨의 질문에 누리꾼 과반은 "무식한 게 맞다" 의견에 힘을 실었다. "아주 기본적인 한자나 본인 이름 한자 정도는 알아야 하는 게 아니냐. 숫자나 날짜를 못 읽으면 무식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한자를 모를 수는 있는데 대처한 태도가 더 문제 아닌가. 간단한 한자였다면 그 자리에서 찾아보는 정도의 성의는 보였어야 한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1부터 10까지 한자로 못 읽으면 무식한 거 아니냐'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진출처=블라인드]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1부터 10까지 한자로 못 읽으면 무식한 거 아니냐'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진출처=블라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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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한자의 사용 빈도가 떨어진 점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우리가 배운 상식의 출처를 생각해 보라. 드라마 등의 매체에서 배운 내용, 부모님께서 가르쳐주신 내용, 학교에서 배운 거 이외에 무엇이 있나 싶다"며 "매체에서 안 보여주고, 부모님이나 학교에서 안 가르쳐 주면 모르는 게 당연할 수도 있다"고 댓글을 달았다.

지난 2월 11일에는 또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자를 모르는 게 부끄러울 일이냐'고 묻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당시 게시물에는 "알면 좋지만, 필수는 아니다" "단순히 중국의 문자라서 싫다고 치부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도 명확한 한자 문화권이다" "한자를 잘 알면 문해력이 오르는 건 사실이다. 언젠가 필요성을 느끼는 날이 오더라"는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표준국어대사전 58.5%는 한자어

한편, 2020년대부터 한자 어휘력 부족이 사회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단어 약 51만개 중 한자어가 58.5%다. 고유어는 25.5%로 한자어의 절반 이하다.


한자어가 많은 한국어 특성상 학생들이 전반적으로 '학습용어(학습도구어)'에 관한 역량이 매우 떨어지면서 수업 자체를 이해 못 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교육부는 2025년부터 적용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 고교 한문과에 <언어생활과 한자>라는 과목을 신설했다. 이는 한문과의 융합 선택과목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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