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찾기 힘들어졌다' 작년 200개 증발…당국도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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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최예림씨(32)는 최근 서울 신도림역 근처에서 자신의 주거래 은행을 방문하려다가 당황했다. 지하철 1·2호선 환승역인 데다가 주변에 백화점이 위치한 번화가라 당연히 해당 은행이 있을 줄 알았지만, 지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최씨는 "예전에는 번화가엔 주요 은행들이 항상 있어서 별 생각 없이 갔는데, 이제 은행 지점을 방문하려면 미리 위치를 검색해서 찾아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1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은행들의 국내 점포(지점+출장소) 수는 총 2883개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3079개) 대비 196개가 줄어든 수치다.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오프라인 점포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수도 급감하는 추세다.

은행들은 매년 평균 50개씩 오프라인 지점을 없애고 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국민은행의 점포는 856개로 2021년 대비 58개가 줄었다. 신한은행의 경우 721개로 같은 기간 63개나 사라졌다. 우리은행은 713개, 하나은행은 593개로 각각 55개, 20개씩 점포를 없앴다.


은행 직원 수도 감소했다. 4대 은행의 직원 수는 지난해 총 4만2335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2021년(4만4986명) 대비 2651명이 감소한 수치다. 현금 사용이 줄면서 4대 은행의 ATM은 지난해 1만6926개로 1531개나 사라졌다. 4대 은행의 ATM기는 2020년(1만9539개) 2021년(1만8457개)으로 매년 1000개가 넘게 사라지고 있다.


은행들이 건물 임대료, 인건비 등 상당한 운영 비용이 들어가는 지점과 출장소를 줄이면서 금융소비자들의 불편도 커지고 있다. 강다연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은행 영업점 축소 파급효과 분석과 은행권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해외 주요국에서도 은행 점포 수가 감소하는 추세지만 성인 인구 10만명당 지점 수를 비교하면 한국이 미국, 프랑스 등 주요국보다 축소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은행의 점포 축소화는 국내 창업 환경을 저해하며 지역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이에 금융 당국도 지난주 실무회의를 진행하는 등 은행의 무분별한 점포 감축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점포폐쇄 현황과 현행제도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금융감독원과 함께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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