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석 하나정밀 대표는 25년 동안 구동캠을 전문으로 제작하고 있다. 구동캠은 반복 작업을 하는 자동화 기계에 들어가는 부품이다. 제품을 정밀하게 가공하는 데 쓰이며 제약, 식품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된다. 대량 생산을 위한 부품인 만큼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해선 안 되는 초정밀 공법이 특징이다. 하나정밀은 규모는 작아도 경험과 노하우가 쌓인 회사다. 김 대표는 "구동캠은 대부분 외국 기술을 차용하거나 수입한다"며 "국내에서 구동캠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몇 안 되는 기업"이라고 자사를 소개했다.
2020년에는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에서 선정한 '백년소공인'이 됐다. 백년소공인은 장인정신을 갖고 한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경영 중인 업력 15년 이상의 소공인을 대상으로 기술·역량 등을 평가해 선정한다. 김 대표는 "대학교 졸업을 앞둔 아들이 가업을 잇겠다고 한 덕분에 소공인으로서 더욱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난해 김 대표는 한차례 위기를 맞았다. 구동캠을 제작하는 장비가 노후화되면서 제품 불량률이 높아진 것이다. 상공회의소를 통해 알게 된 중소벤처기업부(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스마트공방 기술보급 사업'에 참여하면서 걱정을 한시름 놓게 됐다. 정부 지원금 4400만원을 받아 생산관리프로그램(MES)과 3차원 측정기 기능 탑재했더니 불량률이 8.6%에서 1.3%로 대폭 줄었다. 평균 납기일도 39일에서 28일로 단축되는 등 작업 속도가 현저히 빨라졌다.
중기부는 스마트공방 기술보급 사업을 통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소공인 총 2000여곳을 지원했다. 올해는 사업 규모를 늘려 1500곳을 지원할 계획이다. 신청 공고는 매년 3월 중 발표한다. 대상은 도시형소공인이다. 도시형소공인은 상시근로자 10인 미만의 노동집약도고 높고 숙련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제조업체를 말한다. 국내 도시형소공인은 약 51만곳으로 전체 제조업의 87.3%를 차지한다. 주요 업종을 보면 금속가공(15%), 식료품(13%), 기타기계장비(12%) 등으로 구성돼있다. 인력을 구하기 힘들고 근무 환경이 열악한 뿌리기업이 많아 자동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한 분야다.
중기부는 업체당 7000만원(국비 70%+자부담 30%) 이내 수준에서 제품·기술 개발과 스마트공정 도입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 내용은 크게 ▲스마트공방 구축 관련 사전 컨설팅 ▲스마트교육 등 역량 강화 ▲스마트기술 도입 등 개발 비용으로 구성됐다. 스마트공방 구축을 통해 생산 데이터를 수집·분석할 수 있어 공정이 개선되고 제품 불량이 감소하는 등 소공인들의 애로를 해결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