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돌연 영업중단 '투어2000' 수사 착수

대표 A씨, 사기혐의로 입건돼 경찰 수사 나서
피해자 28명 고소장 접수…더 늘어날 가능성

경찰이 갑작스레 영업을 중단한 뒤 잠적한 여행사 '투어 2000' 대표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10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여행사 투어2000 대표 60대 A씨를 사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까지 피해자 28명으로부터 고소장을 접수 받았다. 현재까지 경찰에 접수된 피해 금액은 7900만원이다.

투어2000은 지난달 1일께부터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투어2000'은 영업 중단 하루 전인 1월31일 오후 7시께 여행상품 구매자들에게 ‘사정으로 인해 모든 여행상품의 행사 진행이 어려워 부득이 일괄취소 처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문자를 발송했다.


지난달 2일 방문한 서울 중구 투어2000 사무실. 사무실은 불이 꺼져있고 문이 굳게 닫혀있었다/사진=황서율 기자chestnut@

지난달 2일 방문한 서울 중구 투어2000 사무실. 사무실은 불이 꺼져있고 문이 굳게 닫혀있었다/사진=황서율 기자chest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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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통보를 받게 된 소비자들은 회사로 전화를 걸어 상황 파악에 나섰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직접 여행사를 방문한 소비자들도 있었다. 영업 중단일 이튿날인 지난달 2일 투어2000 본사 앞에서 만난 한 여행상품 예약자는 "예약금 총 479만8000원을 지불했다"며 "전화를 받지 않아 찾아왔다"고 전했다.


아직 고소장을 접수하지 않은 피해자들도 있어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유럽으로 가는 여행상품을 예약해 총 210만원의 예약금을 돌려받지 못한 박모씨는 "고소장을 접수하러 갈 예정"이라며 "어떤 이야기나 아무런 조치가 없이 흘러가는 상황이 답답하다"고 했다. 다른 피해자들도 오픈 카카오톡에 모여 고소장 접수 진행 여부 등을 공유하고 있다.

GS홈쇼핑, 11번가, 지마켓, 네이버 등 쇼핑 플랫폼들은 투어2000의 영업 중단 이후 관련 여행상품 판매를 중단하고 취소 및 환불 조치에 들어간 상태다. GS홈쇼핑 관계자는 "상품 구매 고객 중 현재 85%가량 환불이 완료됐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도 고객 정보를 확인해 환불을 진행하는 중"이라고 했다. 11번가와 네이버, G마켓 등도 당시 상품 판매를 금지하고 고객과 연락해 환불 조치를 취했다.


본사에서 환불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상태에서 유일한 피해보상책인 한국여행업협회 공제를 받기 위해선 여행사에서 폐업 신고를 해야 하지만 아직 서울 중구청에 폐업 신고는 들어오지 않은 상태다. 중구청 관계자 "폐업 신고 접수된 내용은 없다"며 "영업 여부를 확인하려 본사를 방문했지만 계속 폐문 상태"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아시아경제는 투어2000과 A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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