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장애 있다면서 폭풍 트윗"…직원 조롱한 머스크, 여론 뭇매

일론 머스크, 트위터 직원과 설전 후 사과
"상황 오해해 미안"

일론 머스크 트위터 최고경영자(CEO)가 해고 여부를 묻는 직원을 공개적으로 조롱해 논란이 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은 머스크가 트위터 직원과 해고 사안을 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설전을 벌이다 사과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위터에서 디자인 수석 이사로 일하던 하랄뒤르 소를레이프손은 최근 자신의 업무용 컴퓨터에 접근이 차단된 것을 발견했다. 그는 2021년 트위터가 인수한 디자인 에이전시 회사 설립자로, 회사를 매각하는 조건으로 트위터의 정규 직원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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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사용이 차단된 날은 트위터의 추가 감원이 있었던 날이다. 소를레이프손은 자신의 해고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인사 담당자에게 문의했지만, 별다른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


이에 소를레이프손은 트위터를 통해 머스크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9일 전부터 내 업무용 컴퓨터에 접근이 차단됐다. 다른 200명도 마찬가지"라며 "그런데도 인사 부서는 내가 고용 상태인지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한다. 여기서 당신이 답해줄 수 있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머스크는 "무슨 일을 했느냐"고 되물었고, 소를레이프손은 그간 해온 디자인 프로젝트 등을 언급하며 자신의 업무 성과를 열거했다. 또 그는 자신이 디자인 업무 관리자를 채용하는 일을 비롯해 회사 전반에 걸쳐 디자인 수준을 올리도록 돕는 일 등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머스크는 "무슨 디자인을 어떤 수준으로 올렸다는 것이냐"며 "인증샷 없으면 무효"라고 비꼬았다. 이어 "소를레이프손은 활동적인 트위터 계정을 가지고 있으며 꽤 부유하다"면서 "내가 들은 바에 따르면 그는 지난 4개월 동안 거의 일을 하지 않았고, 그 변명으로 타이핑할 수 없는 장애가 있다고 했지만 같은 기간 트위터에 많은 글을 올렸다"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 트위터 최고경영자(CEO).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트위터 최고경영자(CEO).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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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소를레이프손은 자신이 20년 전부터 퇴행성 질환인 근이영양증으로 휠체어를 타고 있으며 다리에 이어 팔까지 문제가 생겼다고 밝혔다.


소를레이프손은 "오랜 시간 타이핑이나 마우스 사용과 같은 작업을 할 수 없지만 한 번에 한두 시간씩은 할 수 있다"면서 "이것은 트위터에서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나는 수석 이사였고 임무는 주로 팀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돕고 그들에게 전략과 전술적 지침을 제공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결국 머스크는 소를레이프손에게 사과했다. 그는 "소를레이프손과 화상 통화로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상황을 오해한 점을 사과한다. 그것은 사실이 아니거나 어떤 것은 사실이지만 의미가 없는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소를레이프손이 트위터에 남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머스크의 사과에도 누리꾼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누리꾼들은 "직원은 더 나은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 "머스크는 직원을 기만하고 있다", "해고 방식이 이상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전체 직원 7500명 가운데 절반을 정리해고하는 등 수차례에 걸쳐 대대적인 감원을 추진해왔다. 또 비용을 아끼기 위해 건물을 청소하는 용역업체와 계약을 해지하고, 회사의 상징과 같은 파랑새 조형물을 경매에 내놓기도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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