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감원, 부동산 부실 집중 점검…운용사 첫 타깃은 이지스

금감원, 국내 1위 부동산 전문 이지스자산운용 검사 착수
지난달 말 현장 조사 완료, 추가 자료 요청 등 진행 중
이복현 “시장 불안 상황 집중 관리”…리스크 점검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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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국내 1위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회사인 이지스자산운용 검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이지스자산운용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이는 등 현재 검사를 진행 중이다. 정기검사는 아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상징후가 포착되거나 문제가 있을 수 있거나 등 여러 이슈에 따라 회사를 선정해서 검사를 나가는 것"이라면서 "이지스자산운용 검사는 정기검사 차원에서 검사를 진행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지스자산운용이 부동산 펀드 전문 회사로 국내 1위 규모이기 때문에 첫 검사 대상이 된 것으로 관측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 펀드를 많이 다루는 곳이기 때문에 펀드 등을 들여다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현장 조사를 완료했으며, 현재 추가 자료 요청 등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감원장-증권사 CEO 간담회'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이 원장은 "부동산 PF 부실이 현실화되고 단기 자금시장의 불안이 재발하는 등의 잠재 위험요인에 대비해 리스크를 면밀히 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비상계획을 탄탄하게 수립하는 등 위험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감원장-증권사 CEO 간담회'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이 원장은 "부동산 PF 부실이 현실화되고 단기 자금시장의 불안이 재발하는 등의 잠재 위험요인에 대비해 리스크를 면밀히 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비상계획을 탄탄하게 수립하는 등 위험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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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올해 검사 업무 운영 계획에서 금융투자업체 4곳을 정기검사하고, 수시검사는 98회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검사의 키워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점검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올해 업무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장 불안 상황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었다. 지난 2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최고경영자와 간담회에서도 "부동산 PF 부실이 현실화되고 단기 자금시장의 불안이 재발하는 등의 잠재 위험요인에 대비해 리스크를 면밀히 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비상계획을 탄탄하게 수립하는 등 위험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부동산 전문 운용사다. 부동산 자산 설정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24조448억원으로 자산운용사 가운데 1위다. 2위 삼성에스알에이자산운용(12조2612억원), 3위 미래에셋자산운용(11조5670억원)과 격차는 2배 수준에 이른다. 세계 시장에서도 입지가 탄탄하다. 전 세계 자산운용사 중 '아시아 부동산 AUM 2위'라는 기록도 2년 연속 달성했다. 글로벌 부동산 리서치 기관인 IREI(Institutional Real Estate, Inc.)가 발표한 '글로벌 운용사 2022(Global investment Managers 2022)'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이지스자산운용의 아시아 부동산 AUM은 332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2020년(269억4423만달러) 대비 23% 증가한 규모이며, 싱가포르의 GLP(Global Logistic Properties)에 이어 세계 2위다.


수익성도 뛰어난 편이다. 나이스자산운용은 이지스자산운용에 대해 "국내 부동산 자산운용업계 1위라는 시장 지위를 바탕으로 우수한 사업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며 "운용자산 규모와 수수료 수익 증가에 기반해 우수한 수익성을 시현하고 있는데, 5년(2017~2021년)간 평균 총자산이익률(ROA)은 18.6%로 운용자산 규모와 이에 연동된 수수료 수익 증가에 기반해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고유자산 투자 비중이 커서 투자자산 가치 변화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고유자산 투자는 회사와 다른 금융회사가 설정한 부동산집합투자증권과 비상장주식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국내 오피스·복합시설·주거용 부동산 등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개발사업과 실물 부동산이 주를 이룬다"면서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부동산 경기 저하에 따라 투자자산의 회수가 지연된다면 회사의 재무 안정성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부동산 자산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리스크 점검을 하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이지스자산운용을 감독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금감원 측은 "이지스자산운용을 검사하고, 순차적으로도 검사 수요가 있다면 (다른 자산운용사 등도) 검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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