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흉기난동 30대 女 "아줌마 소리에 기분 나빠서"

정신과 약 발견됐으나 범행과 무관 판단
철도특별사법경찰대, 영장 신청

3일 오후 수인분당선 열차 내에서 흉기 난동을 벌여 3명을 다치게 한 30대 여성의 범행 동기는 자신을 '아줌마'라고 부른 데 대해 화가 나서인 것으로 밝혀졌다.

4일 서울지방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이 사건 피의자 A씨의 조사 과정에서 이러한 진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3일 오후 5시44분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수인분당선 죽전역 인근을 달리던 열차 안에서 60대 여성 승객 B씨와 말다툼을 하던 중 흉기를 꺼내 휘둘렀다. 이로 인해 B씨가 허벅지에 자상을 입었고, 주변에 있던 다른 남성 승객과 여성 승객도 얼굴에 자상을 입었다. 이들은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직후 다른 승객들에게 제지당한 A씨는 곧바로 현장에 도착한 죽전역 역무원들에 의해 검거됐다.

수인분당선 열차. [사진출처=연합뉴스]

열차 내에서 발생한 사건이라 A씨는 철도특별사법경찰대로 넘겨져 조사받았다. A씨는 "한 승객이 나한테 '아줌마, 휴대전화 소리 좀 줄여주세요'라고 했는데 아줌마라는 말에 기분이 나빠서 그랬다"고 말했다. 그는 수년 전부터 정신질환 약을 복용해왔고 범행 당일에도 약을 먹었지만, 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여러 정황상 A씨의 병력이 이번 범행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A씨에 대해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사건 발생 직후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범행 목격담이 여럿 올라왔다. 한 목격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A씨가 휴대폰 볼륨을 크게 켜놓고 있어서 한 여자 승객이 소리 좀 줄여달라고 요청했는데 A씨가 갑자기 화를 내면서 '뭐라고? 뭐라고?' 하면서 과도를 꺼내 휘둘렀다"고 전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