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대선, 여당 '티누부' 당선…야권은 "개표조작"

나이지리아 대선에서 집권 여당인 범진보의회당(APC)의 볼라 티누부 후보(70)가 당선됐다. 그는 정계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해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야권은 개표 결과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며 재투표를 요구하고 있다.


외신 등은 1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독립국가선거위원회(INEC)를 인용해 티누부 후보가 총 879만표를 얻어 인민민주당(PDP) 아티쿠 아부바카르(698만표) 후보, 노동당(LP) 피터 오비(610만표) 후보 등을 누르고 대통령으로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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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선거법상 대통령 당선을 위해서는 전체 36개주 가운데 24개주 이상에서 최소 25%를 득표해야 한다. 티누부 당선자는 이 조건도 충족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터 오비 후보는 젊은 층과 도시인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으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려 ‘오비디언츠’(오비를 따르는 사람들) 신드롬을 일으켰으나 승리를 거두진 못했다.


티누부 당선인은 1999년부터 2007년까지 나이지리아의 경제 중심지인 서남부의 라고스 주지사로 두 번의 임기를 지냈다. 주지사로 일하는 동안 범죄율을 낮추고, 도심 교통 체증을 개선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고 외신은 전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전임 무함마두 부하리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하며 ‘킹메이커’ 역할을 했다. 이번 대선에 출마한 뒤에는 부정부패 의혹을 받았으나, 자금력과 당내 기반을 토대로 이를 극복했다.

나이지리아에서 정권을 거머쥔 티누부 당선자는 북동부에서 계속 발생하는 이슬람 반군을 제어하고, 반복되는 무장단체의 납치·살해 사건 등을 해결해야 하는 등 다수의 현안을 안고 있다. 바닥나고 있는 국고를 채우고 연료·전력 부족 문제도 해결하는 것도 과제다. 나이지리아의 해묵은 부정부패도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개표 결과가 나온 뒤 야당인 PDP와 LP, 그 외 군소정당들은 공동성명을 내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개표장에서 발표된 결과는 조작됐다. 나이지리아인들이 표로 행사한 의중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야권은 개표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달 28일에도 개표 결과가 조작됐다며 대선 무효를 주장하고 재투표를 요구했다.


이번 대선은 지난 25일 시작된 뒤 큰 차질 없이 진행되는 듯했으나, 일부 투표소에서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투표 개시를 늦추면서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투표가 이뤄지기도 했다. 개표가 수동으로 이뤄진 지역이 적지 않았다고 외신은 전했다. 다만 선관위 측은 개표 조작 의혹을 일축했다.





이광호 기자 kh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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