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나희승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에 대한 해임 안건을 논의한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최근 잇따라 발생한 철도사고의 책임을 물어 전 정권에서 임명된 나희승 사장에 대한 해임을 건의했다. 나 사장의 해임 건의안이 의결되면 코레일 역사상 정부에 의해 사장이 해임된 첫 사례가 된다. 다만 나 사장이 해임 방침에 반발하고 있어 정부 결정에 행정 소송으로 맞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27일 정부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는 이날 오전에 열리는 회의에서 나 사장에 대한 해임 안건을 심의한다.
공운위에서 나 사장의 해임 건의안이 의결되면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제청과 임면권자인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나 사장에 해임이 통보된다.
나 사장은 2021년 11월 취임해 현재 임기는 2년 가까이 남았지만 국토부는 오봉역 사망 사고, 영등포역 무궁화호 탈선 사고 등 최근 잇따라 발생한 철도 사고의 책임을 물어 나 사장에 대한 해임을 건의했다.
특히 지난해에 KTX 등 세 차례 탈선 및 사망사고 3건이 발생하자 국토부는 지난달 말 코레일에 역대 최고 과징금인 18억원을 부과한 바 있다.
다만 나 사장이 해임 조치에 대해 반발하고 있어 만약 해임 건의안이 의결돼도 정부 조치에 불복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나 사장은 지난 15일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공운위 일정을 언급하며 사퇴를 압박하자 "공사의 안전 체계를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끝까지 소명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임 절차가 길어질 경우 전 정부 시절의 한국국토정보공사(LX)와 인천국제공항공사처럼 '한 지붕 두 사장 체제'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창학 전 한국국토정보공사(LX) 사장은 지난 2020년 개인 용무에 수행비서와 운전기사 동원, 부적절한 드론교육센터 추진 과정 등의 사유로 해고됐다. 이후 최창학 전 LX 사장은 부당 해고를 이유로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이후 업무에 복귀하면서 당시 LX는 '한 지붕 두 사장' 사태가 벌어졌었다.
또 구본환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역시 지난 2020년 해임된 뒤 대통령을 상대로 해임취소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뒤 복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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