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태평양 사격장' 발언, 美와 핵군축 회담 하자는 것"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북한의 최근 도발 및 담화문 발표에 대해 "미국과 핵 군축 회담을 하자"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태 의원은 2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아주 의미심장한 발언을 하나 했다. 뭔가 하면 태평양을 향해서도 이제는 쏠 수 있는데 이 태평양은 미국이지 않나"며 이같이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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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부장은 이날 오전 담화를 통해 "태평양을 우리의 사격장으로 활용하는 빈도수는 미군의 행동 성격에 달려 있다"며 미국을 겨냥한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Intercontinental(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지만 아직까지는 미국까지는 안 갔다, 이렇게 말했는데 이제는 미국의 행동을 보고 '우리 태평양 앞에까지 쏠 거야'(라고 하지 않나). 이게 오늘 아침"이라고 했다.

태 의원은 전날 김 부부장의 담화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서울을 겨냥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한 점을 지적하며 "ICBM은 대미용이기 때문에 어제도 김 부부장이 '서울을 향해 쏠 일은 없다'고 했다. 이건 미국 거니까 이 문제는 미국과 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 의원은 미국이 북한의 '핵 군축 제안'을 받아들여 회담을 진행한다면 우리에게는 힘든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 '북한의 ICBM이 미완성품인 바로 이때가 북한과 딜을 할 적기'라면서 바이든 보고 핵 군축 회담에 나가라는 주장이 상당히 미국에서도 힘을 얻고 있다"며 "미국이 이런 북한의 전략에 말려들어서 정말 핵 군축 회담으로 간다면 우리한테는 정말 아주 힘든 상황이 올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핵 군축 회담'을 수용하는 것은 사실상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태 의원은 "핵 군축 회담이라는 거는 핵을 보유한 나라들끼리 하는 회담이다. 이거는 핵을 인정해주는 (것)"이라며 "미국이 저러다가 진짜 북한의 핵 군축 회담을 받아들이는 거 아니냐, 이런 걱정이 들더라"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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