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애 띄우기'…구석 밀려난 北서열 2위 김여정

전면 나선 딸 김주애…우표·백마까지 등장
'2인자' 여동생 김여정은 주석단에도 못 올라
김여정 위세 우려한 리설주 달래기 해석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를 띄우는 데 주력한 가운데 '정권 2인자'로 꼽히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상대적으로 밀려난 구도에서 포착되면서 해석이 분분하다.


통일부 당국자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김여정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열병식 영상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북한 열병식 화면에 김여정 추정 여성 포착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북한 열병식 화면에 김여정 추정 여성 포착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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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열린 북한의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여정이 행사장 구석으로 밀려난 모습이 뒤늦게 포착된 것이다. 조선중앙TV 영상을 보면 열병식장에 모인 군인들의 뒤로 검정 코트를 입은 김 부부장이 홀로 서 있는 모습이 나온다.


당시 김주애는 김 위원장의 손을 잡고 레드카펫 위를 걷고 있었다. 군부의 찬양과 사열을 받은데 이어 주석단까지 올라 아버지의 얼굴을 스스럼없이 만지는 등 파격적인 연출을 거듭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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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은 그간 김 위원장을 곁에서 보좌하거나 주석단에 함께 오르곤 했다. 김 위원장의 신변에 문제가 생길 경우 1순위로 권력이 이양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입지가 탄탄했다. 그런 그가 열병식 전면에서 물러나 오빠 부부와 어린 조카의 화려한 등장을 지켜보기만 한 것이다.


실무진 수준으로 격하된 역할에 그친 김여정의 행보를 두고 그의 위상에도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부 외신에선 김여정의 위세를 우려하는 리설주 여사를 안심시키려 김 위원장이 주애를 띄우고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통일부 당국자는 "(김여정이) 이번 열병식에서 주석단에 오르지 않았던 것과 관련해서 현 단계에선 특별하게 평가할 내용은 없다"면서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북한 당국의 '김주애 띄우기'는 갈수록 격화하는 모습이다. 북한은 이날 김주애 사진을 담은 우표 도안을 공개했고, 열병식 영상에서 김주애의 것으로 추정되는 '백마'까지 등장시켰다.


이 때문에 후계자설이 거론되고 있지만, 여전히 '시기상조'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보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전날 발표한 열병식 분석 보고서에서 김주애를 둘러싼 후계자설에 대해 "김주애는 열병식 내내 자유롭게 행동했는데 통상 후계자에게 요구되는 절제된 자세나 태도들은 발견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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