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숨 고르는 코스피 향방 美 CPI 결과에 좌우

14일 CPI 벤치마크 변경 후 첫 발표
하락세 둔화 예상…전월 대비 상승 전망

[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증시에 낙관론이 감도는 가운데 2월 들어선 코스피가 주춤하고 있다. 2500선을 뚫지는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다. 숨 고르기 중인 코스피의 방향성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 코스피 지수는 2449.80에서 2469.73으로 0.8% 오르는 데 그쳤다. 1월 코스피 상승률이 8.9%(2225.67 → 2425.08)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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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이달 들어 주춤한 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미국 1월 고용지표(비농업 고용자 수)와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 지수가 모두 예상보다 크게 웃돌면서 상반기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잃고 있어서다. 앞서 미국 비농업 일자리가 51만7000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는 예상치(18만7000개)의 3배 수준이며, 전월(26만개)의 1.5배 수준에 가까운 숫자다.


페드워치(FED Watch)에 따르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동결 확률은 0%로 변했다. 대신 금리 인상에 베팅하는 분위기다. 25bp(1bp=0.01%포인트) 금리 인상 확률이 90.8%로 치솟았고, 50bp 인상 확률도 0%에서 9.2%로 올라갔다.


5월 FOMC 금리 인상 확률까지 바뀌었다. 금리 동결 전망은 58.9%에서 18.4%로 내려갔다. 이와 달리 25bp 인상 전망은 30%에서 74.2%로 크게 뛰었다. 당초 3월 FOMC에서 25bp 금리 인상 이후 금리 동결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기대가 5월까지 50bp 금리 인상으로 바뀐 것이다.

이런 가운데 14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 CPI가 변곡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CPI는 벤치마크가 수정된 후 첫 발표다. 문홍철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년간 소비 행태 변화에 따른 품목별 가중치 변화가 있었다"며 "수정 후의 물가는 변동성이 줄어들고 최근의 하락세는 과장된 것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연구원은 "그 원인은 새로운 CPI 벤치마크에서 주거비 비중이 커졌고 자동차는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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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컨센서스를 보면 1월 CPI와 근원(Core) CPI는 전년 대비 각각 6.2%, 5.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2월(CPI 6.5%, 근원 CPI 5.7%)보다 낮은 수준으로 4개월 연속 물가 하락이 기대되나, 하락 속도가 크게 둔화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전월 대비 CPI와 근원 CPI는 각각 0.5%, 0.4%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1월 CPI 전월 대비 상승률은 12월 +0.1%(전월 대비) 대비 큰 폭 올라 2022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여전히 금리 고점 대비 50bp 정도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연착륙 기대가 존재하고, 미국 물가 레벨이 연준이 제시한 2%와 2배 이상의 격차를 보이는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두 번의 금리 인하 기대는 아직 과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주에는 미국 1월 실물지표와 물가지표를 통해 시장의 연착륙 기대와 통화정책 기대 간의 균형점을 다시 한번 테스트하게 될 것"이라며 "시장에 우호적인 투자 환경보다는 금리 인하 기대가 다시 한번 후퇴하는 전환점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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