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지면 큰일" 사라진 1㎝ 방사성 캡슐…호주 '발칵'

호주서 방사선 캡슐 분실 사고
수색 며칠째 지속

[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호주의 한 광산회사가 서부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137이 든 캡슐을 운송 과정에서 분실해 당국이 수색에 나섰다. 당국은 방사선 측정기를 동원해 1400㎞에 이르는 트럭 이동 경로를 훑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서호주주(州) 소방재난국(DFES)은 지름 6㎜, 높이 8㎜ 크기의 은색 원형 캡슐이 사라졌다는 분실 신고를 받고 경보 발령을 내렸다.

이 캡슐을 고속도로에서 잃어버렸을 경우 다른 차량의 타이어에 박혀 수색 지역에서 수백㎞ 떨어진 곳에 있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데이비드 길 소방재난국장은 "캡슐을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분실된 캡슐은 서호주주 뉴먼의 한 광산에서 채굴 작업에 사용되던 방사선 측정기에 들어있었다. 이 측정기는 지난 12일 수리를 위해 포장돼 1400㎞ 떨어진 서남부 도시 퍼스 북동쪽 교외 지역으로 보내졌고, 나흘 뒤인 16일 퍼스 수리 공장 창고에 도착했다.

그러나 지난 25일 소포가 개방됐을 때 측정기는 나사가 풀린 채 분해돼 있었으며 캡슐은 사라졌다. 경찰은 도난 등 범죄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트럭으로 소포가 운송되는 과정에서 나사와 볼트가 풀려 캡슐이 패키지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국은 위치정보시스템(GPS) 데이터로 트럭의 정확한 이동 경로와 정차 위치 등을 파악해 그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수색은 며칠째 지속되고 있다. 한 전문가는 "건초 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비슷할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캡슐을 분실한 호주 광산업체 리오 틴토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리오 틴토 측은 "우리는 이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서호주 지역 사회에 야기된 불안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지역 주민이 자기도 모르게 캡슐 가까이에 있거나 만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당국은 "캡슐 반경 1ｍ 내에서 1시간 있으면 엑스레이를 10번 받는 것과 같은 방사선에 노출되기에 일반인은 반드시 5ｍ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한다"며 "만약 캡슐을 만졌다면 즉시 병원에 방문해 '방사능 물질을 만졌다'고 신고하라"고 강조했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