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오 인수 마무리한 LG화학…FDA 승인 항암제 확보

신장암 항암제 '포티브다' 확보
연 매출 4500억까지 성장 기대

LG화학 '글로벌 톱 30 제약사' 비전 제시
2027년까지 2조 투자·2조 매출 달성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앞줄 왼쪽에서 네번째)과 마이클 베일리 아베오 대표(앞줄 왼쪽 다섯번째),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본부 사장(앞줄 맨 왼쪽) 등 LG화학과 아베오 임직원들이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LG화학]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앞줄 왼쪽에서 네번째)과 마이클 베일리 아베오 대표(앞줄 왼쪽 다섯번째),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본부 사장(앞줄 맨 왼쪽) 등 LG화학과 아베오 임직원들이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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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LG화학 이 미국 항암제 바이오테크 아베오 파마슈티컬스(AVEO Pharmaceuticals) 인수·합병(M&A)을 마무리하고 항암 중심의 글로벌 톱 30 제약사 도약을 목표로 내세웠다.


LG화학은 18일 아베오 인수를 위해 미국 보스턴 소재 생명과학 자회사인 LG화학 글로벌 이노베이션센터(LG CBL)에 5억7100만달러(약 7070억원)을 출자한 데 이어 20일 최종적으로 M&A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이번 합병은 LG화학이 LG CBL에 인수자금을 출자하고 이후 LG CBL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아베오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아베오 인수와 관련해 LG화학은 지난해 12월 미국 내 기업결합신고(HSR filing) 승인 이후 지난 5일 아베오 주주총회, 17일 외국인 투자심의위원회(CFIUS) 승인 등 관련 절차를 차근차근 밟아왔다.

이로써 LG화학의 종속회사로 편입되는 아베오 자체적인 미국 항암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기존처럼 독립적인 경영 체제로 운영된다. 아베오는 2002년 미국 보스턴에 설립된 항암제 특화 바이오테크로 2010년 나스닥에 상장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항암제 '포티브다(FOTIVDA)'가 주력 상품이다. 포티브다는 2021년 성인 진행성 신세포암종(RCC)에 대한 3차 치료제로 FDA 허가를 받았다. 2021년 3900만달러(약 483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후 지속해서 성장해 2027년 매출이 약 45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베오의 실적 역시 2021년 1300억원 매출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0% 이상 성장한 21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베오는 이외에도 '옵디보', '임핀지'와의 병용 임상 등 포티브다의 사용 범위 확대를 위한 추가적인 임상을 진행 중으로 두경부암 치료제 '피클라투주맙'의 임상 3상을 진행하는 등 후속 항암제 개발에도 노력하고 있다.


LG화학 및 아베오 로고(왼쪽부터) [사진제공=LG화학]

LG화학 및 아베오 로고(왼쪽부터) [사진제공=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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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은 아베오 인수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큰 항암 시장인 미국에서의 사업 경쟁력을 높여 항암 분야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중장기적으로는 생명과학사업본부가 개발하고 있는 항암신약 파이프라인을 아베오로 이관해 항암 신약의 미국 현지 상업화를 가속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세포치료제, 면역관문억제제 등을 전임상 단계에서 자체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초기 연구 및 생산공정 개발 등에 강점이 있는 생명과학사업본부가 유망 항암 물질 발굴, 전임상 및 초기 임상, 상업화 공정개발 등을 맡고 미국 시장 임상 개발 및 판매 노하우를 갖춘 아베오가 항암 파이프라인 후기 임상 개발 및 상업화를 담당하는 구조로 항암 사업을 운영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아베오 인수를 계기로 미국 내 직판망 완비에도 나선다. LG화학 관계자는 "아베오 전체 직원 중 절반가량이 영업 담당"이라며 "이미 신장암과 관련해서는 상당한 미국 내 영업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향후 이에 그치지 않고 추후 개발한 신약 등의 미국 진출에 발맞춰 영업력을 추가로 확대해나간다는 구상이다.


LG화학은 이번 아베오 인수를 계기로 본격적인 바이오 투자에 나선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바이오 연구·개발(R&D)에 총 2조원 규모를 투자해 2030년까지 항암, 대사질환 분야에서 4개 이상의 신약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당뇨, 백신, 성장 호르몬, 항암제 등 기존 사업에서의 매출 확대를 통해 2027년 2조원 매출을 달성하고, 이후 개발된 신약의 판매가 본격화되는 2030년 이후에는 매년 수천억원의 매출 성장을 창출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번 M&A로 과학과 혁신을 통해 인류에게 보다 나은 삶을 제공하겠다는 비전 실현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되었다”며 “아베오를 항암 사업 개척 및 성장을 이끌 미래 바이오 거점으로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해 ‘항암 중심의 글로벌 톱 30 제약사’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마이클 베일리 아베오 최고경영자(CEO)도 “이번 합병을 통해 ‘암 환자의 삶을 개선한다’는 아베오의 비전이 한층 가시화됐다”며 “양사 역량 결합을 통해 파이프라인 기반을 강화하고 지속해서 신약을 출시하는 회사로 한 차원 더 높게 성장하겠다"고 전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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