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꺼져가는 中 성장엔진, 고개드는 '피크차이나' 공포

문화대혁명 이후 최악의 경제성장률
61년만 인구감소…구조적 한계오나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3%를 기록해 1970년대 문화대혁명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풍부한 노동력과 거대한 내수시장의 상징과도 같던 인구대국의 명성 역시 60여년만에 처음으로 인구가 감소하면서 무너졌다.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던 중국이 구조적인 저성장의 늪으로 빠지는 징후들이 나타나면서 향후 중국경제가 정점을 지나 하강국면을 맞이할 것이라는 '피크 차이나(Peak China)'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2022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0%에 그쳤다. 당국의 목표치인 5.5%를 크게 밑돌았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시기 기록한 2.2%는 겨우 넘어섰지만, 사실상 문화대혁명 마지막 시기였던 1976년(-1.6%) 이후 최악의 경제 성적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구 또한 61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GDP 성장률과 함께 발표한 중국의 지난해 말 기준 총 인구는 14억1175만명으로 전년대비 85만명 감소했다. 지난해 전체 출생인구가 956만명이고 사망자는 1041만명을 기록하면서 전체 인구가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사망자 급증과 함께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함께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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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따라 중국 경제가 정점을 지나 구조적인 하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이른바 '피크 차이나' 이론이 힘을 얻고 있다. 그동안 국가주도 계획경제와 거대한 인력시장을 배경으로 급성장한 중국 경제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정부채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문제라는 구조적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중국정부의 지난해 누적적자는 7조8000억위안(약 1440조원)으로 전년대비 2배 이상 급증했으며 코로나19 봉쇄조치하 여파로 경제전반과 특히 GDP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시장이 큰 침체를 겪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3년 새해를 맞아 다시 경제재건을 위해 강력한 경기부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구조적으로 발생한 피크 차이나 문제에서 쉽게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30년 내 미국을 따라 잡을 것이라던 해외 연구소들도 그 시기를 일제히 늦추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인 경제경영연구소(CEBR)은 당초 중국경제의 미국 추월시점을 2028년으로 제시했다가 지난해 말 2037년으로 전망치를 수정했다. 일본경제연구센터(JCER)도 2029년으로 점치던 중국경제의 미국 추월시기를 2035년으로 늦췄다.


피크 차이나는 중국의 주요 교역대상국들 경제에도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며 소비가 침체될 경우 대중 수출까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중국 수출비중이 전체 수출 중 22.8%로 1위를 차지하는 한국 등 주요 교역국들은 피크 차이나 여파가 우려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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