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값 200만원 육박해도…MZ "요금제는 알뜰폰이죠"

알뜰폰 점유율 0.76%→16.4%
가성비·만족도 하락 등 이유로 변경

#. 직장인 박모씨(28)는 생활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알뜰폰으로 바꾼 지 6개월째다. 박씨는 "매달 나가는 통신비라도 줄여보고자 갈아탔는데, 별다른 불편함도 없고 저렴해서 계속 쓸 예정"이라며 "그전에 쓰던 요금제가 비싼 편이라 2만~3만원 정도는 아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20·30세대의 소비 성향도 '짠테크', '무지출 챌린지' 등으로 변한 가운데 높은 통신비를 감당하기보다 알뜰폰으로 이동해 생활비를 절감하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부가 올해 알뜰폰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도매대가(망사용료)를 20%가량 인하하기로 결정하면서 알뜰폰 이용자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알뜰폰 가입자 수 역대 최고
아이폰14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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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 수는 1264만명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 가입자 수는 3069만명으로 점유율 39.9%, KT는 1757만명(22.9%), LG유플러스는 1596만명(20.8%)을 각각 기록했다. SK텔레콤의 점유율이 4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알뜰폰 이용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9년 12월 775만명이었던 알뜰폰 가입자는 2020년 911만, 2021년 1036만으로 매년 약 100만명씩 증가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초부터 급격하게 증가하더니 11월 기준 1264만명으로 200만명가량 늘어났다. 관련 제도가 시행된 2011년 0.76%였던 알뜰폰 점유율은 작년 11월 기준 16.4%까지 올랐다.


가성비·만족도 하락, 이유로 꼽혀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4 시리즈가 국내에 정식 출시된 7일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시민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4 시리즈가 국내에 정식 출시된 7일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시민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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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실용성을 중시하는 '가성비'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소비 성향으로 작용하면서 알뜰폰 수요도 늘어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알뜰폰 요금제 비교 플랫폼 모두의요금제 데이터에 따르면 가입자의 35%가 20대, 34%가 30대로 70%가량의 이용자가 MZ세대다. 알뜰폰은 이동통신 3사의 망을 빌려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별도의 설비 투자 비용이 들지 않아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부도 알뜰폰 시장 활성화 의지를 보여 알뜰폰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말 알뜰폰 도매대가를 1.61원에서 1.29원으로 19.8% 인하하겠다면서 시장 강화와 이용자 보호 전략을 발표했다. 도매대가 인하를 통해 요금·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해 이용자가 누릴 혜택을 더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단말기는 '비싼' 아이폰 유달리 선호하는 MZ

한편 MZ세대의 가성비 요금비 추구 흐름과 함께 고가 단말기에 대한 인기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7월 발표한 '2012∼2022 스마트폰 사용률 & 브랜드,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MZ세대는 아이폰에 대한 선호가 남다르다.


18~29세 중 현재 쓰는 스마트폰이 아이폰이라고 답한 경우는 52%였고, 갤럭시는 44%였다. 한국 시장 전체에서는 갤럭시와 아이폰의 점유율이 7대 2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질적인 수치다. 아이폰은 최신 고용량 제품의 경우 가격이 200만원에 육박할만큼 단말기 시장에서 고가 제품으로 통한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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