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2위 반도체 기업이자 세계 3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UMC(聯華)의 차오싱청 전 회장이 "대만과 중국이 통일되면 대만인은 천민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이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차오싱청 전 UMC 회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대만인이 권위주의 시기를 거쳐 민주주의 체제를 이룩해 다시는 순응하는 시민이 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차오 전 회장은 중국이 '통일은 민족의 대업'이라고 밝혔으나 대만과 중국이 두 나라고 나뉘어 서로 예속되지 않은 지 이미 73년이 넘었는데 계속 통일을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대내외적으로 이데올로기의 대립이 벌어지고 중국 공산당이 의도적 합병을 도모하고 있어 대만 상황이 암울하다고 밝혔다.
대만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롄화전자(UMC)의 차오싱성 전 회장(가운데)이 지난해 9월 1일 타이베이에서 국방 교육 강화를 위한 30억 대만 달러(약 1300억 원) 기부 계획에 대해 기자회견 한 후 관계자들과 이야기 나누고 있다. 그는 중국의 대만 포위 훈련이 진행 중이던 때 "대만의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겠다"며 기부 의사를 밝혔다. <사진=로이터연합>
원본보기 아이콘1947년 베이징에서 태어난 차오 전 회장은 부모를 따라 대만으로 이주해 사업에 성공한 인물이다.
당초 차오 전 회장은 중국과 대만간 통일, 즉 양안 통일을 지지하는 친중국 인사로 꼽혔다. 그는 10여년 전에는 자신의 회사에 대한 정부 차원의 조사에 항의하며 대만 국적을 포기하고 싱가포르 국적을 취득한 적도 있다.
하지만 이후 차오 전 회장은 2019년 홍콩 민주화시위를 계기로 대만 국적을 회복하고 철두철미한 '반중국' 인사로 변신했다.
외신들은 차오 전 회장이 홍콩시민의 평화적인 민주화 시위가 중국과 홍콩 당국의 공권력에 의해 진압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생각을 바꿨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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