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돌보는 할머니, 우울감 더 크다

여성정책연구원 '손자녀 돌봄' 연구결과 발표
코로나19 이후 손주 돌보는 조모 우울 높아져

자녀의 손주를 돌보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우울 지수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학술지여성연구에 실린 '손자녀 돌봄이 조모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 성향점수매칭과 이중차분법의 활용'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손자녀를 돌보는 할머니가 겪는 우울감이 비교집단보다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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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위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조사하는 여성가족패널을 사용했으며, 연구진은 통상 매칭 연구에서 많이 사용하는 5:1 매칭을 실시했다.


만 6세 이하 손자녀를 돌보는 집단은 60명, 돌보는 손자녀가 없는 비교집단은 265명으로 문항은 10개로 1~4의 값을 가지며 점수가 낮을수록 우울감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사 결과 손자녀를 돌보는 집단의 경우 우울 점수는 2018년 3.510점에서 2020년 3.341점으로 악화했다. 반면 손자녀를 돌보지 않은 집단은 같은 기간 3.483점에서 3.481점이었다.

손자녀 돌봄 여부는 고령층 우울에 미치는 영향 요인 가운데 ▲주관적 경제 상황 ▲종사상 지위 ▲주관적 건강 상태 다음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 이 밖에 배우자 유무, 만성질환 개수, 일상생활에서의 스트레스, 종교, 자녀로부터의 경제적 지원, 여가활동 만족도 등의 변수는 손자녀 돌봄과 비교해 영향력이 작았다.


연구진은 "8차(2020년) 조사가 코로나19 시기에 이뤄졌기 때문에 이때 처치(손자녀를 돌보는)집단의 기술통계량을 보면 코로나19 시기 손자녀를 돌본 조모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자녀 돌봄 제공자 역할을 하는 것만으로도 돌봄을 하지 않는 상대와 비교했을 때 우울감이 더 커진다"며 "돌봄 시간, 손자녀 동거 여부, 돌봄 대가 수혜 여부 등과 같은 돌봄 특성은 차치하고 손자녀를 돌본다는 것 자체가 조모에게 부담으로 다가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보라 기자 leebora1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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