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모금]60대, 오히려 좋아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 편집자주


젊은 날 치열하게 살았으나 이제는 재밌게 살 거라는 60대인 저자. 40대의 나이에 재생불량성 빈혈을 앓으며 죽을 고비를 넘기고, 이혼하는 일이 사회적으로 금기시될 때 ‘선구적으로’ 이혼의 봇물을 트고, 불안정한 생활에 시달리면서 아이 둘을 데리고 전국 방방곡곡 이사도 다녀봤다. 그런 그가 이제는 홀로 지중해 몰타로 훌쩍 어학연수를 떠나고, 사방팔방 멋진 도서관을 찾아서 독서를 즐기고, 결혼중개앱을 통해서 여러 남자와 교제한다. 저자는 60대가 ‘오히려 좋은 이유’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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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사위 사랑은 장모”라고 한다. 내 딸에게 잘해주기를 바라던 옛 장모들의 바람이 응축된 말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저 말도 사실 촌스럽다. 장모가 대체 뭐가 중한디? 둘이 서로 좋아서 잘 살면 되지, 장모 사랑이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 - 「1부 ‘몰타에서’ | 사위 사랑은 장모?」 중에서

반대로 나는 일찍이 이혼하여 시집살이가 뭔지도 모른다. 제대로 된 살림살이도 해보지 못했다. 언니에겐 항상 집안 식구들이 많다. 시동생, 시누이, 동서, 시고모, 시이모까지 해서 북적북적하고 서로 챙겨주고 참견한다. 나는 늘 혼자이기 때문에 언니가 부러울 때가 있다. 시어머니가 전화하셔서 “에미야, 언제 들어오니?” 하면 나는 그게 그렇게 부럽다. 나도 그렇게 챙겨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사람들은 ‘에미야’ 소리만 들어도 기겁을 한단다. - 「1부 ‘몰타에서’ | 특별한 나의 동반자」 중에서


나는 남자를 피곤하게 하는 스타일이다. 사랑만 갈구하는 철부지였다. 평생 사랑을 이어간다는 것은 얼마나 피곤한 일인가. 결혼을 결정할 때 나는 하나만 생각했다. 그것은 그에 대한 나의 사랑이었다. 그게 당연한 거 아닌가. 하지만 훗날 내 딸이 그런 나를 닮을까 봐 정말 두려워했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 「2부 ‘한국에서’ | 그 사람」 중에서


어떻게 나이 들 것인가. 외모는 젊어 보이게 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의 외모는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젊어졌다. 외모만 보고 나이를 알기 어렵다. 젊어진 외모에 맞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중요하다. 세월은 빠르게 지나간다. 얼마 전 60살인가 했는데, 이제 내년이면, 아니 다음 달이면 62살이다.- 「2부 ‘한국에서’ | 나는 박희경이다」 중에서

60대, 오히려 좋아 | 박희경 지음 | 사이드웨이 | 224쪽 | 1만5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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