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정 서울대 총장 "지금은 난세…지성인 역할 중요"

"지성의 빈곤·타락이 원인"
오는 31일 임기 종료 앞둬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2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21 아시아여성리더스포럼'에서 '혁신을 이끌어 갈 미래 인재상'을 주재로 강연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2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21 아시아여성리더스포럼'에서 '혁신을 이끌어 갈 미래 인재상'을 주재로 강연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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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오세정 서울대학교 총장은 2일 현시대를 지성의 빈곤과 타락이 부른 '난세'로 규정하고 이를 극복하려면 지성인의 역할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총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올 한해도 만만치 않은 시간이 되겠지만, 지성의 힘을 믿고 나아가자"면서 "옛사람들이 말한 난세란 아마도 이런 것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해 여야 간 정쟁, 경제 악화, 이태원 참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언급하면서다.

이어 오 총장은 "과거의 난세가 일부 권력자의 야심이나 지나친 행동이 주요 원인이었다면, 지금은 '지성의 빈곤'과 '지성의 타락'이 배경에 도사리고 있다"며 "많은 지식인도 곡학아세(曲學阿世)의 궤변을 늘어놓는 일이 흔한 일이 된 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곧 지성인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만 한다면 극복할 수 있다는 얘기"라며 "우리 사회가 여러 가지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이 시점이야말로 서울대의 존재 의의를 증명해야 하는 때"라고 덧붙였다.


오 총장은 또 최근 유행한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문구를 언급하면서 "해방 후 80년 가까이 거센 파도에도 꺾이지 않았듯이 우리의 힘을, 지성의 힘을 믿고 꿋꿋이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끝으로 오 총장은 "세상은 초단기적으로 변화하지만, 서울대는 긴 안목으로 우리 미래의 조감도와 발전 방향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저는 이제 곧 임기를 마치지만 2월 새로 들어설 집행부가 최적의 환경에서 곧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원활한 업무인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을 마쳤다.


한편, 2019년부터 4년간 서울대를 이끈 오 총장은 오는 31일자로 임기가 끝난다. 차기 총장 최종 후보로는 유홍림 사회과학대학 교수가 선출됐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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