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 3400억달러' 찍은 머스크의 추락

1년여 새 자산가치 2030억 증발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한때 세계 최고의 부자였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56조원의 자산을 날린 역사상 최초이자 유일한 인물이 됐다. 1년여 전 인류 최초로 개인 자산 3400억달러의 고지를 밟았던 그가 테슬라 주가 폭락에 자산 가치가 실시간으로 증발하면서 '새 역사'를 쓰게 됐다.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머스크가 자산에서 2030억달러(약 256조4000억원)를 날린 역사상 유일한 인물이 됐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1월4일 3400억달러로 정점을 찍었던 머스크의 자산은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1370억달러까지 줄었다. 개인 자산 3400억달러 돌파라는 인류 최초의 기록을 세운 지 1년여 만에 자산이 절반 이하로 급감한 것이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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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하락으로 연일 자산이 급감한 머스크는 지난달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에게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내줬다. 머스크의 자산은 지난해에만 1330억달러가 급감하며,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억만장자 중 가장 큰 자산 감소폭을 기록했다.


머스크의 자산이 무서운 속도로 줄어든 것은 테슬라의 주가 폭락의 영향이다. 지난해 초만 해도 400달러를 호가했던 테슬라 주가는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123.18달러로 1년간 70% 가까이 급락했다. 본업인 전기차 사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진한 트위터 인수 이후 시장의 신뢰를 빠르게 잃었다.


테슬라 주가 하락 대부분은 트위터 인수 소식이 전해진 후부터 나타났다. 트위터 인수 소식이 시장에 알려진 9월 말 이후 테슬라 주가 하락폭은 60%에 달했다. 이를 두고 월가에서는 테슬라 주가가 '오너 리스크'에 무너지고 있다며 "머스크가 테슬라의 영웅에서 악당이 됐다"고 직격했다.

주가 폭락에 한때 1조달러를 훌쩍 넘었던 시가총액도 3890억달러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 반도체 칩 부족과 공급난이라는 전례없는 불황 속에서도 ‘사상 최대’ 성장세를 구가한 테슬라가 지난해 추락을 거듭한 끝에 ‘역사상 최악’의 주가 하락을 보인 기업으로 기록됐다.


외신들은 전기차 업계의 경쟁 격화와 불확실해진 시장 상황으로 테슬라의 시장 지배력이 위태로워지고 있다며 올해도 테슬라 주가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305달러에서 235달러로 하향 조정했고, 시트론리서치의 창업자인 앤드루 레프트는 "테슬라는 아직도 비싼 주식이다. 아직 (하락세는) 끝나지 않았다"며 추가 하락을 예상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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