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연간 7.9ℓ 알코올 꿀꺽…"술마시려면 천천히"

술 약속 많은 연말, 건강 경계령…간접 음주 폐해도 문제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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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 지난해 연말 회식 후 귀가하던 중 50대 A씨는 이마가 찢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A씨는 도수 17도 소주 2병 정도를 마신 상태였는데,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오토바이 백미러 쪽에 이마가 찍힌 것이다. 이 사고로 A씨는 9바늘가량 꿰매야 하는 부상을 입었다.


A씨는 "음주 상태라 정확히 어떻게 다친 것인지 기억은 안 난다. 오토바이 백미러에 피가 묻어있어서 여기에 찍혀 다쳤구나 생각했다"며 "술을 먹어서 그런지 고통은 크지 않았다. 피를 많이 흘리는 걸 동료가 발견한 후에야 응급차로 병원으로 갔다"고 전했다.

하지만 응급실에서도 지혈 정도의 처치를 받았을 뿐 상처 부위를 꿰매는 치료는 다음 날에야 받을 수 있다. A씨는 "음주 상태에서는 수술이 안 된다고 하더라"라며 "그래서 술이 깨고 다시 병원으로 가서 봉합했다. 상처가 꽤 커서 그런지 지금은 다 아문 상태인데도 하얀 흉터가 남았다"고 설명했다.


송년회가 몰려 있는 연말, 술 약속이 증가하는 만큼 음주로 인한 사고도 늘어난다. 한국인들의 송년회 모임에서 술은 기본 옵션이다. 술을 아예 마시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즐기는 이들의 경우 너무 많이 마신다는 게 문제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순수 알코올(맥주는 4~5%, 포도주는 11~16%, 독주는 40%의 알코올로 환산) 기준 2020년 국내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은 7.9ℓ인 것으로 집계됐다. OECD 세계 1인당 알콜음료 소비량 평균(8.5ℓ)보다는 낮지만, 혼술(혼자 마시는 술) 문화가 한국보다 먼저 정착한 일본(6.7ℓ)보다는 높다.

서울의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주류를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주류를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술을 자주 마시고 많이 먹게 될 경우 자기 절제가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술의 중독성 때문이다. 음주는 암 발병 위험을 키운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달 15일 유정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교수, 신동욱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한경도 숭실대 통계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40세 이상 성인 451만3746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평소 술을 마시던 사람이라도 음주량을 늘리는 경우 암 발병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 발병 위험은 저위험 음주에서 중위험 음주자가 되면 10%, 고위험 음주자가 되면 17% 높아졌다. 중위험 음주자 또한 고위험 음주로 변하면 위험도가 4% 올랐다. 음주군은 저위험(15g 미만), 중위험(15~30g), 고위험(30g 이상)으로 분류된다. 알코올 15g은 대략 맥주 375mL 1캔 또는 소주 1잔 반 정도다.


음주는 사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알코올관련 질환 전체 사망자 수는 5155명으로 나타났다. 또 술은 음주자 본인은 물론 주변에게도 피해를 주는 간접음주폐해를 낳을 수 있다.


간접음주폐해는 음주자가 끼치는 사회적 악영향을 뜻하며 음주운전 사고, 주취자 소란 및 재물 파손, 잦은 음주로 인한 직장 결근 문제 등이 해당한다.


이해국 한국중독정신의학회 이사장은 "혈중 알코올 농도 0.08%이상 올라간 상태를 폭음이라고 한다"며 "정신이 끊기게 되는 블랙아웃과 제 정신이 아니게 되는 탈억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탈억제가 무섭다"며 "빨리 폭음 상태에 이르게 되면 몸이 취하기 전에 정신이 먼저 취해 범죄의 피해자 또는 가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적게 마시는 것보다 천천히 마시는 게 좋다. 안주와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대화를 많이 하고 화장실을 자주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며 "술자리에 내내 앉아있는 것보다 일어나서 움직여야 내가 취했는지, 안 취했는지를 판단하게 된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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