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0만명 걸렸는데도"…'겨울 재유행' 내년 3월까지 보는 이유

방역당국, 신규확진 증가세 정체되자 유행위협 감소 기대
유행규모 작아지고 정점기 다음달~내년 3월까지로 전망
"숨은감염자 증가는 토착화 과정"…변이 유입도 변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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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7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번 겨울 재유행이 당초 예상보다 작은 규모로, 내년 3월까지 길게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30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만1476명 늘어 누적 확진자는 총 2703만1319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확진자 수는 일주일 전인 지난 22일(7만2860명)과 비교하면 1384명, 2주 전인 15일(7만2864명)보다는 1388명 줄어든 규모다. 신규 확진자 수 증가세는 꺽였지만 입원 중인 위중증 환자 수는 이틀 연속 491명으로 500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도 하루에만 41명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최근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재유행으로 인한 위협이 차차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아직 정점은 지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초 12월 중 유행 정점에 도달하고 하루 최대 20만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최근 유행 추이를 볼 때 당분간은 증감을 반복하며 완만하게 증가하다가 다음달부터 내년 3월 사이 정점을 이룰 것이란 분석이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지난 28일 "아직 유행이 정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지는 않고, 여전히 증가 요인도 있다"면서 "완만하게 증가해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유행 추이는 올 들어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계속 유행을 주도하면서 치명률이 낮아진데다 백신 효과로 확진자 수도 급격히 증가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다수 국민이 오미크론 변이에 한 번씩은 감염됐고, 여기에 백신까지 접종하면 높은 예방력을 가지기 때문에 7차 유행의 규모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그동안 국내 코로나19 유행은 다른 국가들의 사례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엔 각 국가별 유행 양상이 제각각 달라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현재의 유행 고비를 넘기고 나면 확진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거나 유행이 악화하는 상황은 더 이상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이번 유행은 새로운 변이종이 두드러지지 않고, 감염의 규모가 잘 드러나지 않는 특징이 있다"며 "이같은 추이는 코로나19가 토착화되는 과정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변이 유입이 향후 유행세를 좌우할 변수로 지목된다. BA.2.75의 하위변이 BN.1가 지난 19일 기준으로 7.6%의 검출률을 보여 우세종인 BA.5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BN.1의 감염력에 대한 정보는 아직 부재하지만 전문가들은 면역회피력이 강한 변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 변이가 오미크론 하위변이인 만큼 현재 접종 중인 개량백신으로도 중증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경란 질병청장은 "변이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올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미래에 유행이 어떨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조금 어려운 시기"라고 했다. 백 청장은 이어 "올해 들어 오미크론 계통의 하위 변이가 계속 나오고 다른 계통의 변이는 유행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현재 진행 중인 2가 백신 접종이 유행 상황을 조절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본다"며 백신 접종 참여를 강조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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