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바꾸니 2배로…안심전환대출, 15일간 3.7조

조건 완화하자 15일만에 3.7兆 신청
완화 전 33일간 3.9兆 대비 2배 빠른 속도
여전히 25조원 한도 대비 미진하다는 지적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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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시중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3.7%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주택가격, 부부합산소득 등 조건을 보다 현실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안심전환대출은 지난 7일부터 재개된 이후 지난 25일까지 15영업일 동안 3조7242억원(약 2만3522건)이 접수됐다. 지난 9월15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33영업일 동안 진행된 1차 신청 당시 3조9897억원가량(3만9026건)이 접수된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정도 빠른 속도로 신청이 몰린 것이다.

신청 조건을 보다 현실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지난 7일부터 재개된 2단계 접수의 신청요건을 완화하고 대출한도를 높였다. 주택가격을 4억원에서 6억원 이하로, 부부합산 소득은 7000만원에서 1억원 이하로 상향조정했다. 대출한도도 2억5000만원에서 3억6000만원으로 증액했다. 금리는 기존과 동일하게 연 3.8~4.0%(저소득 청년층 연 3.7~3.9%)가 적용되고 조건이 다소 여유로워지자 관심이 쏠린 것이다.


앞서 지난달 국정감사에서도 지나치게 현실성 없는 조건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던 만큼 이를 받아들여 수정하자 효과가 즉시 나타난 셈이다. 실제로 건당 평균 신청액수도 1단계 1억223만원에서 2단계에는 1억5832만원으로 54.9% 늘어났다. 다만 아직까지 당초 예상한 규모인 25조원에 비하면 부진하다는 지적도 있다. 조건이 완화된 우대형 안심전환대출의 신청 기한이 연말까지인만큼 약 한 달 동안 남은 18조원 가량이 소진될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최근 6개월 동안 기준금리가 두 배 넘게 오르면서 변동금리 주담대의 준거 금리가 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도 급등한 만큼 불안한 차주들의 관심을 쏠릴 시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5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10월 기준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는 전달 대비 0.58%포인트 오른 3.98%를 기록했다. 코픽스 공시가 시작된 2010년 이후 사상 최대치이며, 상승폭도 역대 최대다.

여전히 추가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예상이 이어지고 있어 추후에도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관심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말까지 기준금리 인상과 관계없이 금리를 4% 중반대로 동결한 보금자리론 등의 상품 금리도 오를 예정인만큼 지금이라도 더 낮은 금리를 내건 정책금융상품을 활용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내년 안심전환대출과 다른 정책금융상품을 결합한 ‘특례 보금자리론’이 등장할 계획이 논의되지만 현재보다 더 높은 금리를 받을 수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와 같은 금리 상승기에 적극적인 정책 금융상품을 공급하는 것은 분명히 필요하다”라며 “사전에 과도하게 여유로운 조건을 내걸면 도덕적 해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그렇다고 저신용자에 대한 지원을 멈추면 전반적인 금융안정에 위험이 되기 때문에 결국 시장 상황을 꾸준히 살피면서 적절한 수준을 제공하는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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