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돈풀기 vs 발묶기]"경제 더 고꾸라질라"…부랴부랴 지준율 인하

12월5일자로 지준율 0.25%p 인하
은행권 부동산 개발 신용한도 확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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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제로코로나 방역으로 경제 여건이 악화하자 중국 금융당국이 보다 적극적인 '돈풀기'에 나섰다. 부동산 경기 부양과 소비 견인을 통해 최대한 경제를 지탱해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내부 전문가들조차 핵심은 코로나19 상황과 방역이라면서 전면적인 개방 없이는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25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2월5일자로 지준율을 0.25%포인트(p)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번 지준율 인하로 5000억 위안(약 92조 8000억 원)의 장기 유동성이 공급될 예정이다. 인하 이후 중국 금융권의 평균 지준율은 7.8%로 낮아진다. 중국은 코로나19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2020년 1월부터 총 일곱 차례에 걸쳐 지준율을 낮췄다. 지준율을 인하면 시중은행이 의무 예치해야 하는 현금 비율이 줄어 시중에 자금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지준율 인하의 가장 큰 목적은 '돈풀기'다. 제로코로나 방역으로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중국 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마저 침체되자 유동성 흐름이 악화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는 소비부진으로 이미 확인됐다. 10월 중국의 소매 판매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하며, 전월(2.50%) 증가세 대비 악화했다. 1분기 4.8% 수준이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분기 0.4%로 곤두박질쳤다가 3분기 3.9%로 반등했지만, 연말 코로나 재확산의 악재를 맞아 또다시 고꾸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앞선 24일에는 부동산 시장을 대상으로 은행의 돈풀기를 더욱 본격화하는 조치가 시행됐다. 현지 최대 은행인 중국 공상은행은 이날 12개 부동산 개발사에 총 6550억위안의 신용한도를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현지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올해 1~10월 은행업계가 집행한 부동산 개발 대출은 2조6400억위안에 달하며, 주택담보대출은 4조8400억위안 수준이다. 지난 11일에는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가 부동산 위기 극복을 위해 기업들의 은행 대출과 채권 상환 기간을 연장하는 것을 골자로 16개 조치를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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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국의 경제 정상화는 코로나19 혼란의 종식과 개방이라는 근본적 처방이 관건이라는 목소리가 유명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다. 왕이밍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부주석은 전날 홍콩통화금융연구소가 주최한 한 행사에서 "성장이 둔화하고 국가가 더 이상 경제 모멘텀을 창출하거나 부유해질 수 없는 위험한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하려면 생산성을 높이고 시장의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관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단순 경기대응적 조정정책으로는 달성할 수 없다"면서 "개혁과 개방을 심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 베이징에서 현지 경제매체 차이신이 개최한 ‘차이신 써밋’에서 류시진 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 위원도 내년 GDP 성장률을 5% 이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지금 최우선 순위는 거시경제를 정상궤도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9%를 기록하며 2분기의 0.4% 성장에서 반등했다. 그러나 1~3분기 성장률은 3%에 그치며 당초 중국 정부가 목표한 5.5% 성장에 큰 폭 미달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세계경제전망에서 중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2022년 3.2%, 2023년 4.4%로 낮췄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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