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투자자 "현 경제, 금융위기·닷컴버블 때보다 더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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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미국의 억만장자 벤처투자자 더글라스 레오네가 2008년 금융위기, 2000년 닷컴버블 당시보다 현 경제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겐 "배울 수 있는 최고의 수업"이라며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삼을 것도 제언했다.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벤처캐피털 세쿼이아캐피탈을 이끄는 레오네 파트너는 23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한 스타트업 콘퍼런스에 참석해 "우리는 세계적인 위기를 겪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탈리아 출신의 미국 벤처 투자가인 레오네 파트너는 지난 8월 기준 재산이 61억 달러(8조2000억원)에 이르는 억만장자다. 그가 이끄는 세쿼이아 캐피털은 애플과 구글, 에어비앤비 등 빅테크 기업들에 초창기부터 투자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레오네 파트너는 "현 경제 상황은 금융 위기였던 2008년이나 기술 위기였던 2000년보다 더 어렵고 도전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금리가 상승하고 있고, 소비자들은 돈이 바닥나기 시작했다"며 "에너지 위기가 발생하고 있고 지정학적 문제들도 있다"고 언급했다.


결국 기업 경영진과 투자자들로선 높은 금리와 악화하는 거시경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우려다.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 완화정책에서 벗어나 고강도 긴축을 단행하면서 올 들어 뉴욕증시도 급락한 상태다.


레오네 파트너는 "지난 2~3년 간 무슨 일이 있었는 지 생각해보라"면서 "무슨 일을 하더라도 보상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비용을 줄이고 근본적인 것에 집중할 것을 조언한 그는 "지금부터 당신이 배우게 될 것은 우리 사업에 있어서도 최고의 수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레오네 파트너는 이러한 경기침체가 내후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면서 특히 기술기업의 가치는 최소한 2024년까진 회복되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런 문제들이 하루 아침에 없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과거 1970년대를 보더라도 16년가량 불안함이 있었고 2000년에도 10년 동안 상당수 기업이 가치를 회복하지 못했다"고 돌이켰다.


아울러 "우리는 소비자들의 돈이 부족하고 수요가 줄어들고 기술기업들의 예산이 줄어들고 있는 지금, 장기적인 시간에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보호 신청에 따른 여파에 대해서도 "단기간 투자원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전날 세쿼이아 캐피털은 가상화폐 거래소 FTX에 대한 투자로 1억5000만달러의 손실을 낸 데 대해 펀드 투자자들에게 사과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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