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北ICBM 대응 또 무산...美 "의장성명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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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21일(현지시간) 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문제를 두고 또 다시 성과 없이 논의를 마쳤다. 이에 미국은 북한의 ICBM 발사를 규탄하는 안보리 의장성명을 제안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와 한국, 일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강하게 규탄하고 안보리 차원의 단합된 공식 대응을 촉구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무력 도발이 미국 때문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반대 의사를 표했다.

올 들어 북한 탄도미사일과 관련한 회의는 이날이 10번째다. 당초 예상대로 이번 회의에서도 가시적 결론이 나오지 않자 한미일 등 14개국 대사들은 회의 직후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규탄하고 비핵화를 촉구하는 장외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미국은 안보리 의장성명을 제안하기로 했다. 이날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미국은 의장성명을 제안할 것"이라며 "안보리의 모든 동료들이 북한을 강하게 규탄하고 북한의 불법 대량파괴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 우리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또한 그는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가 북한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 두 나라의 노골적인 방해가 동북아와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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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 역시 "북한은 훨씬 공격적이고 위험해졌다"면서 국제사회의 엄중한 대응을 촉구했다. 그는 "북한이 안보리의 무대응과 분열을 이용해 핵무기를 개발했다"라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아울러 안보리 이사국에 미국측이 제안한 의장성명을 채택해줄 것도 요청했다. 그는 한미 연합훈련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촉발했다는 중국 등의 주장에 대해서도 "오랜 기간 정기적으로 실시돼온 방어훈련"이라며 "북한의 불법적 도발의 변명이 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이날도 중국, 러시아는 북한의 거듭된 도발을 미국을 비롯한 서방 탓으로 몰아갔다. 장쥔 주유엔 중국대사는 "대화로 복귀하기 위해 미국은 신의를 보여야 한다"면서 "군사훈련을 중단하고 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등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미국에 화살을 돌렸다.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러시아 차석대사도 "미국의 동북아 지역 동맹들과 미국이 대규모 군사 훈련을 벌여 북한이 그에 따라 예상대로 행동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서방의 동료들이 '미국의 적대행위를 멈추게 해달라'는 평양의 거듭된 요청을 계속해서 무시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도 주장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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