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거래가 상한제 D-10‥한전, 월 1.5조 절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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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부터 한국전력이 발전사들로부터 전력을 구매하는 기준이 되는 전력도매가격(SMP)에 상한선이 설정된다. 전력도매가격에 상한을 둬 한전의 적자 폭을 일부 줄이겠다는 목적으로, 한전은 SMP 상한제가 도입되면 월 1조5000억원대 이상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SMP 상한제가 시행되면 발전사들의 수익 감소가 불가피해져 정부와 발전사 간 충돌이 예상된다.


2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다음 달 1일 시행을 목표로 '전력거래가격 상한에 관한 고시·규칙'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말 산업부 산하 전기위원회(전기위) 상정·의결을 거쳐 다음 달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상한제를 실시할 경우 SMP는 kWh(킬로와트시)당 평균 100원 안팎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SMP 상한제는 직전 3개월간의 평균 SMP가 그 이전 10년(120개월)간 평균 SMP의 상위 10% 이상일 경우 한 달간 시행한다. 상한제 대상은 100kW 이상 발전기로 한정해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는 제외키로 했다.

이달을 기준으로 상한제 적용 여부를 따져보면 직전 3개월(8∼10월)간 가중평균 SMP는 kWh당 227원으로, 직전 10년간 가중평균 SMP의 상위 10%인 154원보다 높아 상한제 시행 조건이 충족된다. 이 경우 SMP 상한제 적용단가는 직전 10년간 kWh당 SMP(106원)의 1.5배를 계산한 159원이다. 지난달 SMP가 kWh당 253원인 점을 고려하면 상한제 적용 시 95원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SMP가 160원대 초반으로 설정될 경우 한전의 실제 전력구매 단가는 130원대 후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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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은 SMP 가격에 비례해 실제 전력구매 단가를 설정한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9월 기준 육지와 제주지역을 합산한 가중평균 SMP는 234.75원으로 같은 기간 한전의 전력구매단가는 kwh당 평균 179.2원, 전력판매 단가는 116.5원으로 62.7원씩 손해를 봤다. 이 기간 한전이 전력을 판매해 쌓인 적자는 총 2조6740억원 규모다. 상한제를 실시하면 한전은 월평균 1조5000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민간 발전업계와의 마찰이 예상된다. 상한제를 실시할 경우 급등한 연료비에 따라 액화천연가스(LNG)를 비싸게 구입해 전기를 생산하는 민간 발전사의 경우 경영상황이 크게 악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상한제가 민간발전사에 '횡재세'를 거둬 한전의 적자를 보전해주기 위한 정부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근본적으로 연료비 인상에 따른 전기요금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전의 대규모 적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SMP 상한제 실시가 불가피하다"며 "민간 발전사의 의견을 수렴해 최대한 협조를 구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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