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송파구 한국소비자원 서울지원에서 손소독티슈 안전 실태 조사 결과를 브리핑 하며 조사 대상 제품들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계화 인턴기자]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외출할 때 손을 자주 씻고, 손을 씻을 수 없는 상황에서는 휴대용 손 소독 티슈를 챙겨 다니며 수시로 손을 닦고 있다. 손 소독 티슈는 크기가 크지 않고, 개별 포장된 제품은 한 장씩 가지고 다닐 수 있어서 휴대성이 좋아 어디서든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일상에서 손을 자주 씻는 사람이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개인 위생이 중요해지면서 손을 자주 씻는 게 자연스러워졌기 때문이다. 흐르는 물에 손을 씻기 어려운 경우 휴대하기 편한 손 소독 티슈 등 소독제를 사용하는 소비자도 늘어났다.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손 소독 티슈 등 외용 소독제 생산액은 2020년 기준 3890억원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2019년 379억원 대비 약 10배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손 소독 티슈 일부 제품의 살균·소독 유효성분 함량이 기준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의약외품으로 판매 중인 손 소독 티슈의 안전성 및 표시실태 조사 결과 조사 대상 손 소독 티슈 19개 제품 중 7개 제품의 에탄올·벤잘코늄염화물 등 유효성분 함량이 기준 범위를 초과하거나 미달했다.
유효성분 함량이 기준치보다 적은 제품은 5개, 초과한 제품은 2개로 나타났다. 유효성분은 손 소독 티슈의 효능·효과를 나타내는 주성분이다. 살균·소독 유효성분 함량은 '의약외품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에 따라 허가받은 함량의 90~110% 범위에 있어야 한다. 함량이 부족하거나 과다한 경우 살균·소독 효과가 감소할 수 있어서다.
유효성분 함량이 부족하면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함량이 많은데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은 일정 함량 이상 소독 성분이 높으면 세균의 세포막을 단단하게 해 소독 성분이 침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 중 10개 제품은 객관적 근거가 없는 광고를 하거나, 사용상 주의사항 등 의무 기재 사항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5개 제품은 '질병 예방' '감염성 바이러스 살균' 등 객관적 근거가 불명확한 광고를 했다. 현행 약사법상 의약외품은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없거나 확인되지 않은 품질과 효능을 광고할 수 없다.
손 소독 티슈를 사용했을 때 균이나 바이러스를 사멸시킨 객관적인 시험성적서 등이 없다면 위와 같은 단정적인 문구를 사용해선 안 된다. '코로나19' '메르스' '사스' 바이러스까지 살균한다며 광고한 제품도 있었다. 그러나 이 제품의 유효성분 함량은 기준범위에 미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용기한이나 사용상의 주의사항 등 의무 기재 사항을 적지 않은 제품도 5개나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 시신경 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 화학물질인 메탄올은 다행히 검출되지 않았다. 한국소비자원은 손 소독 제품을 구매할 때 소독 효과 외의 질병 등과 연관된 효과를 강조하는 제품은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과대 광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사용기한 등 기재 사항 등을 꼼꼼히 확인 후 구입하고, 자극에 약한 눈·구강·점막·상처 난 부위에는 소독 성분이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강조했다. 이은희 인하대 교수(소비자학과)는 "불명확한 사실을 광고하면 소비자는 혼란에 빠진다"며 "손 소독 티슈 제조사를 상대로 표시· 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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