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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 기형을 유발할 수 있는 헌혈금지약물을 복용한 사람들의 혈액이 무방비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액 사고를 막기 위해 의료기관에서 헌혈금지약물을 처방하면 그 정보가 대한적십자사로 통보되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만, 정보를 등록하는 과정에서 시차가 발생할 경우 이를 제대로 가려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시행된 헌혈 가운데 헌혈금지약물 복용자의 헌혈은 총 3239건, 이들 혈액으로 생산한 혈장과 적혈구, 혈소판 등 혈액성분제제는 총 7900유닛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94유닛은 수혈용으로 출고됐다.
헌혈금지약물 헌혈 중에는 여드름치료제가 1838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립선비대증치료제가 1381건 등 대부분을 차지했다.
적십자사는 임산부가 복용하면 기형을 유발할 수도 있는 의약품을 헌혈금지약물로 지정하고, 이 약을 복용한 사람들은 일정 기간 헌혈을 금지하고 있다.
헌혈금지약물은 △건선치료제(아시트레틴) △여드름치료제(아큐·로스탄·이소티나) △전립선비대증치료제(두타스테라이드·프로스카·피나스타) △남성탈모증치료제(피나스테라이드) △중증습진치료제(알리톡·알리트레티노인) △항악성종양치료제(탈리도마이도·비스모데깁) 등이다.
적십자사는 헌혈자에게서 채혈하기 전 헌혈금지약물 복용 여부를 문진을 통해 확인하고, 채혈 후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공되는 헌혈금지약물 처방자의 현황을 받아 최종적으로 문제 있는 혈액을 걸러낸다.
심평원과 국방부에서는 헌혈금지약물 처방정보를 매일 정해진 시간에 보내오고 있으며, 적십자사는 이 정보를 수신 즉시 혈액정보관리시스템(BIMS)에 등록해 헌혈자 문진, 채혈, 혈액출고 등에 적용하고 된다. 하지만 일부 요양기관 등에서 처방정보를 늦게 등록하거나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점검을 하지 않아 헌혈금지약물 처방 정보 등록이 지연되면 부적격 혈액제제가 출고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게 적십자사의 설명이다. 헌혈자가 헌혈을 마친 이후 약물 복용 사실을 알려오는 경우도 있다.
이에 따라 처방정보를 등록하는 과정에서 시차 발생을 줄이고 국민들이 안심하고 수혈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의원은 "혈액사고방지시스템이 구축돼 있는데도 태아의 기형을 유발할 수도 있는 혈액이 매년 수십 건씩 출고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큰 문제"라며 "국민의 생명과도 직결된 혈액정보가 정확하게 실시간 공유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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