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 프로트원에서 열린 빅테크·핀테크 업계 간담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금융감독원이 전일제 자율복장제도를 도입했다. 유연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효율적인 업무환경을 갖추기 위해서다.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논의돼왔던 자유로운 복장 문화가 보수적인 금융권에도 자리 잡는 모양새다.
8일 금감원에 따르면 내부 기획조정국 조직문화혁신 태스크포스(TF)는 공지를 통해 ‘연중 근무일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롭고 편안한 자율복장 착용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존에도 어떠한 복장은 절대 안 된다는 식의 복장 규정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면서 “수평적 소통, 유연한 조직문화 조성, 업무능력 향상을 위해 시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장 규정 예시도 달라졌다. 기존 복장 지침에는 ‘넥타이는 매지 않는 것이 원칙’ 정도로만 적혀있었다. 달라진 지침에는 카라 셔츠와 티셔츠, 청바지, 스니커즈, 로퍼 등이 금감원에서 착용 가능한 복장이라고 명시됐다. 이에 규정이 시작된 다음 날부터 금감원 직원들이 티셔츠나 청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보수적인 금융권 문화를 고려하면 금감원의 완전 복장 자율제도는 파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금융기관은 민간은행보다 보수적인 경우가 많아 아직도 정장을 고수하는 곳도 있다. 금감원도 과거에는 노타이로 출근하거나 색깔·무늬 셔츠를 입으면 부서장에게 혼이 날 정도로 복장에 엄격했다. 최근까지도 임원에게 보고를 들어갈 때면 운동화를 벗고 구두로 갈아 신는 직원들이 있었다.
금감원의 복장 문화가 눈에 띄게 자유로워진 건 2020년 2월부터다. 당시 금감원에 재직 중인 MZ세대 의사소통기구 ‘영보이스클럽’이 ‘캐주얼 데이’를 제안했다. 매주 금요일마다 정장 차림이나 비즈니스 캐주얼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옷을 자유롭게 입자는 아이디어였다. 창의적인 근무환경 조성과 권위적 분위기 탈피, 자유로운 소통 및 토론 문화 정착형성을 위해 금감원이 해당 제안을 받아들였다.
검사 출신인 이복현 금감원장이 취임하면서 분위기가 다시 딱딱해질 것이란 우려도 불식되는 분위기다. 이복현 원장은 취임 이후 금요일에 이뤄진 직원과의 상견례 자리에서 면바지와 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지난달 30일 빅테크·핀테크 업계와의 간담회에서도 카라티와 면바지를 착용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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