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집안일하고 주말 즐긴다"…'주4일제' 실험 두달째인 영국, 초기 평가 긍정적

생산성 100% 유지하면 임금 삭감 없이 4일 근무
실험 초기엔 시행착오도…"생산성 낮으면 주5일제 돌아갈 것"

영국에서 진행 중인 주4일제 실험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서울 중구 명동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강진형 기자aymsdream@

영국에서 진행 중인 주4일제 실험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서울 중구 명동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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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주 4일제로 맞은) 새로운 일상은 경이롭다"


영국 남서부의 한 은행에서 대출 업무를 하는 리사 길버트는 주 4일제에 대해 이같이 평했다. 그는 "(휴일인) 금요일에 집안일 등을 할 수 있어 주말을 즐길 수 있게 됐다"면서 "(주 4일제는) 인생을 바꿀 만한 변화"라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지난 6월 초부터 은행과 투자회사, 병원 등 기업 70여곳을 대상으로 주 4일제를 실험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이 실험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비영리단체 '주 4일제 글로벌'과 옥스퍼드·캠브리지·보스턴 대학 연구진 등이 기획한 이 실험은 근무시간을 80%로 줄이면서도 생산성과 임금은 종전의 100%를 유지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기존의 생산성을 100% 유지한다는 약속하에 임금 삭감 없이 주 4일을 근무하게 된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주 4일제가 생산성과 성평등, 근무 환경과 직원 복지 등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고, 기업들은 오는 11월 말에 주 4일제 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CNN비즈니스는 주 4일제 실험 초기에는 시행착오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런던의 홍보대행사 임원인 서맨사 로지는 "처음 2주 동안은 정말 엉망이었다"며 "(주4일제를) 하기로 한 것이 큰 실수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후 로지가 소속된 팀은 내부회의는 5분 이내, 고객과의 회의는 30분 이내에 끝내도록 하는 등 업무에 집중하고 불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도입했다. 로지는 "실험 4주째에는 업무가 제 속도로 돌아왔다"면서도 "만약 (실험을 진행하는) 6개월 동안 생산성이 떨어지면 주 5일제로 돌아갈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주4일제 실험은 앞서 아이슬란드에서도 진행됐다. 아이슬란드는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공공부문 근로자 2500여 명이 참가하는 주 4일제를 실험했다. 그 결과 생산성은 유지되면서 직원 복지 또한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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