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 대학생 A씨(21)는 세부 여행을 앞두고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A씨는 "수영장을 가기로 해서 수영복을 샀다"며 "여행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릴 건데, 군살을 최대한 줄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운동과 식단 관리를 병행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간 체중감량에 효과적인 건 운동보다는 식단"이라며 "다이어트용 도시락이나 대체 식품으로 칼로리를 낮춘 음식을 먹으면서 '배 굶지 않는'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격 여름 휴가철을 여행 등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고강도 방역 정책이 끝나고 맞는 첫 휴가인 만큼 기대도 크다. 이미 숙박시설 예약이 마감된 곳도 많다. 업계에 따르면 하루에 30만~40만원에 달하는 경북 동해안의 호텔·펜션 등도 7월말부터 8월 초까지 예약이 모두 찼다.
수영복 매출도 크게 늘었다. 16일 무신사에 따르면 무신사 스토어의 6월 수영복 거래액은 전월 동기 대비 약 180% 증가했다. 스타일쉐어와 29CM의 수영복 거래액(6월 1일~14일) 역시 동월 동기 대비 각각 430%, 148% 급증했다.
수영복 등 노출이 많은 옷을 입게 되면서 다이어트에 나선 이들도 많다. 다만 무리하게 굶거나 다이어트약에 의존하기 보다는 건강한 다이어트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건강에 관심이 높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맛은 잡고, 칼로리는 낮춘 저칼로리 식품으로 식단 관리를 하기도 한다.
자신을 평생 다이어터(다이어트를 하는 중인 사람)라고 밝힌 취업준비생인 최모씨(25)는 "스펙도 중요하지만 취업에는 호감형 외모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전에 무작정 굶는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한 적이 있는데 머리도 많이 빠지고, 기립성 저혈압이 오더라. 몸이 안 좋아지니까 어쩔 수 없이 일반식으로 돌아왔는데 요요가 와서 몸무게가 급격하게 늘어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씨는 "이제는 굶는 다이어트는 안 한다"며 "최소 두 끼는 꼭 챙겨 먹고 간식까지 먹는다. 곤약밥이나 컬리플라워로 칼로리 높은 탄수화물인 쌀을 대신 하고, 간식은 단백질로 함량이 높은 식품을 찾아서 먹는다"고 했다. 마냥 굶어 건강을 해치기 보단 제대로 된 식사를 하되, 대체 재료로 칼로리 조절을 하는 게 MZ세대 다이어트법의 핵심이다.
기업들도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건강을 즐겁게 관리한다는 뜻)를 겨냥한 저칼로리 제품을 내놓고 있다. 최근 동원홈푸드는 100g당 열량이 30㎉인 저칼로리 양념치킨소스를 출시했다. 설탕 대신 천연감미료인 알룰로스를 사용해 열량과 당을 동시에 낮춘 게 특징이다. 세븐일레븐은 저칼로리 프로틴 어묵바를 내놨다. 이 어묵바는 단백질 함량이 높은 명태 연육에 새우 치즈 등의 재료를 사용했으며, 밀가루를 첨가하지 않는 글루텐 프리(gluten-free)로 소화가 잘 되는 이점이 있다.
권오란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저칼로리 식품은 비만예방, 체중감량을 원하는 이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다만, 평균 체중보다 과도하게 살을 빼기 위해 저칼로리 식품만을 섭취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 교수는 "저칼로리 식품을 섭취하는 것은 괜찮지만, 급격한 체중조절을 위해 음식량 자체를 줄일 경우 반드시 섭취해야하는 비타민이나 무기질이 부족해질 수도 있다"며 "저칼로리 음식을 먹되 나머지 영양소 섭취에도 신경써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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