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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준이 기자]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주요한 책임의 몫은 저에게 돌려 달라"며 선거 패배에 대한 반성문을 썼다. 그는 "진보정당 1세대의 실험이 끝났다"면서 당내 집권전략 부재, 인식 불일치 등의 문제와 대안점을 제시했다.
심 의원은 12일 정의당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내고 "책임을 따지자면 그동안 이 당을 이끌어온 리더들의 책임이 앞서야 한다. 그중에서도 저의 책임이 가장 무겁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석호 비대위원이 정의당 10년 평가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동참을 요구했다"며 "저는 정의당에서 당대표 두 번, 대선후보 두 번을 했다. 정의당의 오늘에 이르기까지 개별 행위자로서는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이고 그만큼 책임도 무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에게 지난 20여 년의 시간은 진보정당의 집권 가능성의 길을 찾기 위해 몸부림해 온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며 "그러나 지금의 위기는 과거의 경우와는 명확히 다르다는 것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심 의원은 "조국 사태 국면에서의 오판으로 진보 정치의 도덕성에 큰 상처를 남기게 되었다"며 "일전에도 거듭 사죄드린 바 있지만, 조국 사태와 관련한 당시 결정은 명백한 정치적 오류였다"고 재차 사과 의사를 표명했다.
이어 정의당의 위기 진단과 관련해서 "가장 뼈아픈 지적은 지지 기반이 형해화되고 그동안 내세웠던 비전과 깃발도 퇴색했다는 평가"라며 "단지 양대선거의 패배 문제가 아니라 20년 진보 정치가 실존적 위기에 직면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위기를 촉발한 요인으로 '선거'만을 바라본 것을 꼽았다. 그는 "닥쳐오는 선거에만 집중한 나머지 자강을 위한 노력이 늘 뒷전으로 밀리게 된 것이 오늘의 위기를 심화시켰다"며 "정의당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전망 속에서 허물어진 정치적·조직적 토대를 차곡차곡 다시 쌓아가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당의 집권전략 부재와 인식의 불일치를 지적했다. 심 의원은 "큰 규모의 조직 균열을 내재한 입장 차이가 더 이상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과의 관계를 둘러싼 갈등은 오랜 기간 지속된 당의 전략적 모호성에서 비롯된 측면이 큰 만큼, 당의 비전과 전략을 또렷이 해나가는 열린 토론을 통해 의지를 최대한 통일 시켜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간 당을 주도해온 세력은 낡았고, 심상정의 리더십은 소진됐다"며 "우리 당의 비전을 실현할 핵심 아젠다를 중심으로 밀어 올리는, 완강한 의제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심 의원은 "오랫동안 누적돼온 당의 실존적 위기에 대한 책임을 2년 남짓 활동한 비례 국회의원들에게 물을 수는 없다"며 당내 '비례 총사퇴' 요구를 불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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