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후 첫 G20 외무장관 회의, 빈손으로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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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 후 처음으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가 공동성명도 내지 못한 채 빈손으로 끝났다.


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외교장관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로 인한 전 세계 에너지·식량 위기 등이 논의됐다.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의 레트노 마르수디 외무장관은 이날 개막식에서 "전쟁터가 아닌 협상 테이블에서 전쟁을 빨리 끝내고 이견을 조율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며 협력을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서 미국 등 서방국 장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며, 러시아가 흑해 봉쇄를 해제하고 우크라이나 점령지역의 곡물을 시장에 풀어야 한다고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모든 회원국이 이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었고, 전쟁 발발 후 처음 다자외교 무대에 참석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회의 도중 퇴장하는 등 갈등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결국 공동성명도, 단체사진 촬영도 없이 회의는 마무리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서방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전날 열린 환영 만찬에서는 미국 등 주요 7개국(G7)은 라브로프 장관의 참석에 항의하며 전원 불참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라브로프 장관이 자리를 박차고 떠났다.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교장관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자 회의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라브로프 장관은 회의장을 빠져나가며 기자들에게 "서방 국가들은 G20 의무를 따르지 않고 세계 경제사안들을 다루는 것을 방해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회의는 시작부터 어수선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날에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사임 의사 발표로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부 장관이 이날 오전 급히 귀국했다. 회의 도중에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총격을 당해 사망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참석자들이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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