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성어필'·'백자동채통형병' 등 환수문화재 대거 공개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나전 매화, 새, 대나무 상자'

'나전 매화, 새, 대나무 상자'

원본보기 아이콘


국립고궁박물관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함께 오는 7일부터 9월 25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을 한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설립 10주년을 맞아 환수문화재 약 마흔 점을 전시한다. 유물 가운데 세 점은 처음 공개된다. 지난해 일본에서 환수한 '나전 매화, 새, 대나무 상자'과 지난 3월 미국에서 가져온 '열성어필'·'백자동채통형병' 등이다. '독서당계회도'과 '면피갑', '문인석' 등 여섯 건도 언론에 한 차례 공개됐을 뿐 일반에는 처음 소개된다.


'나전 매화, 새, 대나무 상자'는 조선 후기에 제작된 나전 상자다. 제작 수준이 높고 보존 상태 또한 양호하다. '열성어필'은 조선 왕들의 글씨인 어필을 탁본해 엮은 책이다. 1722년에 간행됐는데 1725년에 새로운 어필을 추가한 보기 드문 형태다. '백자동채통형병'은 백자 표면을 구리 안료로 장식한 병이다. 한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했던 스탠리 스미스(1876~1954)가 소장했다. 문화재청 측은 "국외 문화재의 반출 사례를 확인할 중요한 자료"라고 전했다.

열성어필

열성어필

원본보기 아이콘


출품작 가운데 가장 오래 전에 환수된 문화재는 '겸재 정선화첩'과 '북관대첩비'다. 2005년에 각각 독일(영구 대여)과 일본(반환)에서 넘겨받았다. 후자는 환수되고 이듬해인 2006년에 원래 있던 북한 함경도 길주(김책)로 돌아갔다. 이번에 전시되는 것은 복제본으로, 국립고궁박물관 앞뜰에 세워져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나라 밖 문화재', '다시 돌아오기까지', '현지에서'로 전시 공간을 나눠 구성했다. '나라 밖 문화재'에서는 우리 문화재가 외국으로 나간 과정을 살필 수 있다. 대표 유물인 국보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은 민간과 정부가 힘을 합쳐 2006년 일본에서 가져왔다. 보물인 '국새 황제지보'와 '국새 유서지보', '국새 준명지보'는 모두 한국전쟁 때 도난당했다가 미국과 공조해 그 존재를 파악했다. 2014년 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되돌아왔다.


백자동채통형병

백자동채통형병

원본보기 아이콘


'다시 돌아오기까지'에서는 문화재 환수의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다. 기관을 통한 기증은 '덕혜옹주 당의와 스란치마'와 '호조태환권 원판'으로 보여준다. 전자는 한·일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일본 소장관에서 기증받았다. 후자는 한국과 미국의 수사 공조에서 불법성이 확인돼 국내로 환수됐다. 소장자가 자발적으로 기증한 유물로는 '문인석'과 '면피갑'이 있다. 전자는 독일 로텐바움세계문화예술박물관이 불법 반출된 사실을 확인하고 스스로 반환을 결정했다. 후자는 2018년 독일 상트오틸리엔수도원이 조건 없이 우리나라에 기증했다.

'현지에서'에서는 국내로 환수되지 않았더라도 현지에서 다양하게 활용된 성과를 조명한다. 국립고궁박물관 측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서 지원했던 해외 소재 문화재 보존처리 과정과 해외에 우리 문화재를 알리는 모습 등을 영상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문화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향후 환수 여정에 애정 어린 비판과 지지가 계속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