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바뀐 매매 거래량 순위…강남구, 영끌매수 노원구 추월

노원·강서 등 중저가 밀집지역
올 1~4월 거래량 순위 동반하락
매수자 옥석가리기 현상 강화
다시 '똘똘한 한채'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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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서율 기자] 옥석가리기 현상, 대출규제,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서울 자치구별 아파트 매매거래량 순위가 바뀌었다. 지난해 영끌(영혼까지 자금을 끌어모음) 매수자가 몰리며 거래량 1위를 차지한 노원구는 올해 강남구에 그 자리를 내줬다.


28일 한국부동산원 아파트매매거래현황에 따르면 올해 1~4월 강남구의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신고일 기준)는 83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위(1171건)에서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1위였던 노원구(1953건)는 올해 376건으로 매매거래량이 80.75% 감소하며 2위로 밀려났다.

매매가격에서도 두 자치구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노원구의 아파트매매가격지수는 올 1월 105.8에서 지난달 105.4까지 하락했다. 반면 강남구는 올 2월을 제외하고 매달 지수가 오르며 같은 기간 105.9에서 106.1로 상승했다.


노원구뿐 아니라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자치구는 올 들어 대부분 거래량 순위에서 밀려나는 모습이다. 지난해 2위를 차지한 강서구(1214건)는 올해 298건으로 5위를 차지했다. 6위를 차지한 성북구(1029건)는 13위까지 순위가 하락했다. 그러나 강남3구로 분류되는 서초구는 지난해 5위(1041건)에서 올해 4위(349건)로, 송파구는 7위(954건)에서 6위(258건)로 한 계단씩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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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매수자들의 옥석가리기 현상이 강화된 영향으로 보인다. ‘패닉 바잉(공황 매수)’ 대신 ‘똘똘한 한 채’가 부각되면서 집값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 자치구 중심으로 수요가 이동한 것이다. 노원구, 성북구 등은 지난해 영끌 매수세가 몰리며 집값이 지나치게 뛰어 고점 인식이 강하게 남아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4억9000만원이었던 노원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7월 6억9500만원으로 41.84% 상승했다. 반면 재건축 이슈, 한강 변, 프리미엄 아파트 등이 많은 강남3구의 경우 부동산 침체기에도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여전하다.

대출 규제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졌고,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실수요자들이 매수를 포기한 것도 또 다른 이유로 분석된다. 노원구와 성북구는 올해 전체 매입자 중 금융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는 2030세대 매입자 수 비중이 각각 55.59%, 49.22%를 기록했다. 이미 주택담보대출 규제선인 15억원을 넘는 집이 많아 대출 규제 영향에서 비켜나있는 강남(23.3%), 서초(33.81%), 송파(35.27%)보다 비중이 높다.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상화 방안 시행 이후 저평가된 곳으로 실거주 수요가 늘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하반기에는 실거주 편의성이 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랑구, 서대문구 등으로 실수요가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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