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사진 제공= AF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로존 취약 국가의 국채 금리 상승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유로존 국채 시장이 6거래일 만에 안정세로 돌아섰다.
1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0.35%포인트 급락하며 3.82%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국채 금리 하락은 6거래일 만이다.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지난 9일 ECB의 통화정책회의를 기점으로 급등했다. 지난 7일 3.30%였던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전날 4.17%를 기록하며 8년 만의 최고치로 치솟았다. 같은 기간 스페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2.39%에서 3.05%로 급등했다가 15일 2.86%로 하락했다.
ECB가 지난 9일 통화정책회의에서 7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유로존 국채 매입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유로존 취약 국가의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올랐다.
ECB는 국채 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자 15일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ECB가 긴급 회의를 소집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 3월 이후 2년여 만이다.
ECB는 긴급 회의 뒤 공개한 성명에서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유로존 경제가 여전히 취약하고 통화정책의 정상화가 회원국 별로 상이하게 전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등 경제가 탄탄한 국가의 채권 금리와 취약 국가의 채권 금리가 다른 반응을 보이면서 회원국별 국채 금리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ECB는 이같은 파편화를 막겠다며 유로존 취약 국가의 국채 금리가 치솟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두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ECB는 또 집행위원회가 만기 도래한 채권 수익금을 재투자할 수 있게 하는 유연성을 적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내달 유로존 국채 매입을 중단한 뒤에도 이탈리아, 스페인 등 높은 정부 부채로 위기에 처할 수 있는 유로존 취약 국가의 채권을 계속 매입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한 것으로 해석된다.
애널리스트들은 재투자를 통해 ECB가 올해 최소 2000억유로를 취약한 국가의 국채 매입에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채권 수익금의 재투자는 이미 시장에서 예상하고 있던 대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ING의 카르스텐 브제스키 투자전략가는 "채권 수익금 재투자는 이미 시장에 반영됐으며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며 "시장은 ECB가 새로운 대응책을 기꺼이 내놓을지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ECB가 다음달에 새로운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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