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달 말 예정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전화 통화를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2번째 통화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 4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후 같은달 25일 통화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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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15일 오후 우크라이나 문제 등 양자 및 국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16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중국은 시종일관 역사적 근거와 독자적 판단에 따라 우크라이나 문제를 판단했다"면서 세계 평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세계 경제 질서의 안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든 당사자는 책임 있는 자세로 우크라이나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중국은 앞으로도 정당한 역할을 수행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화통신은 두 정상이 유엔(UN), 브릭스(BRICS), 상하이협력기구(SCO) 등 중요한 국제 및 지역 기구와 소통을 강화하고 신흥시장국 및 개발도상국과 협력을 추진, 국제질서를 더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키자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의 보도를 보면 지난 2월 두 정상의 전화통화 내용과 이번 통화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우크라이나 문제만 언급했을 뿐 구체적인 해법이나 의견이 없다.
하지만 이번 통화가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의 룩셈부르크 대면 회담 직후 가진 전화 통화라는 점에서 양 측이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눴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국제 식량 및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물가) 위기에 직면한 만큼 타협점을 논의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나토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는 만큼 나토 동진 정책에 대해 중ㆍ러가 입장을 조율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추이헝 화동사범대 교수는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는 한국과 일본 정상도 참석한다"면서 "정상회의에서 러시아뿐만 아니라 중국까지 겨냥한 새로운 안보 개념을 채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시 주석이 자신의 생일인 6월 15일 푸틴 대통령과 통화했다면서 확고한 중ㆍ러 관계에 방점을 둔 기사를 내보냈다. 이 매체는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10년 이상 개인적인 깊은 우정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두 지도자의 상호 신뢰가 중ㆍ러 관계의 장기적인 안정을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진 중국사회과학원 러시아ㆍ동유럽ㆍ중앙아시아 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통화는 중국이 러시아와 관계를 지속 발전시키고 협력을 증진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일부 유럽(EU) 및 나토 회원국도 중국과 비슷한 노선을 걷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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