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경제팀 해부] '정통 정책라인' 부각…역대 경제정책국장 살펴보니

기재부 경제정책국장, 역대 정권 靑경제수석or장·차관 모조리 꿰차…'핵심 요직'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최상목 경제수석, MB정권서 인연
추경호 부총리, 신임 경제정책국장 '기수파괴' 발탁…성과 우선주의

편집자주윤석열 정부 경제팀 진용이 진통 끝에 완성됐다. 초대 국무조정실장(장관급)에는 방문규 수출입은행장이 임명됐다. 윤 정부 경제팀은 기획재정부 내 ‘정통 정책라인’을 전면에 내세운 게 특징이다. 김동연·홍남기 전 경제부총리 등 예산 전문가들이 발탁됐던 문재인 정부와 달리 새 정부에서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필두로 금융 및 거시경제 전문가들이 포진했다. 또 주요 실무급 보직에 배치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기재부 ‘경제정책국’ 출신 인사들이 대세를 형성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엘리트 관료들이 모여 일하는 기재부 내에서도 ‘에이스(Ace) 오브 에이스’로 꼽히는 경제정책국 인사들의 면면을 분석해 봤다.
[尹정부 경제팀 해부] '정통 정책라인' 부각…역대 경제정책국장 살펴보니

[尹정부 경제팀 해부] '정통 정책라인' 부각…역대 경제정책국장 살펴보니


[아시아경제 세종=손선희 기자] 조원동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박근혜 정부·행정고시 23회),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행시 24회), 윤종원 전 경제수석(문재인 정부·행시 27회), 최상목 현 경제수석(윤석열 정부·행시 29회), 이호승 전 정책실장(문재인 정부·행시 32회), 이억원 기재1차관(행시 35회)…. 역대 진보·보수 정권 할 것 없이 대통령 경제참모 역할을 하거나 주요 경제부처 장·차관 자리를 꿰찬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기재부 재직 시절 ‘경제정책국장’을 역임했다는 점이다.


경제정책국장은 기재부 내 여러 국장급 보직 사이에서도 유독 핵심 요직으로 꼽히는 자리다. 역대 경제정책국장들은 예외없이 청와대 근무를 거쳐 주요 경제부처로 복귀했던 만큼 장·차관급 정무직으로 진입하기 위한 ‘최후의 관문’으로 통한다. 그만큼 쟁쟁한 경제관료들이 다수 거쳐갔다.

경제정책국의 주 임무는 현재의 경제상황 진단 및 앞으로의 경기전망을 바탕으로, 향후 추진해야 할 구체적 정책 과제를 담은 ‘경제정책방향(경방)’을 수립하는 일이다. 이는 한국경제가 나아가야 할 궤도를 이끄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매년 상·하반기에 나눠 두 차례 발표하고 있다. 외에도 수시로 당대 정부의 경제정책을 기획하고 내놓는 일을 한다.


과거 정부투자 주도의 개발경제 시대에는 경방의 영향력이 대단했다. 경방에 관련 내용이 한 줄 담기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특정 산업계의 운명이 갈리기도 했다. 이후 점차 민간투자가 활성화되고 시장경제가 발달하면서 과거에 비해 힘이 빠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대외적 요인에 영향을 크게 받는 한국경제의 특성 상 거시정책을 두루 살피는 기재부 경제정책국은 여전히 ‘엘리트 코스’로 인정받는 곳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및 우크라 사태, 미·중 갈등 등 굵직한 대외 리스크가 산적한 시점에 출범했다는 점에서 더욱 거시정책을 다루는 경제관료가 주목받는 모습이다.


이처럼 능력있는 경제관료들이 차지하는 자리인 만큼, 당대 주요 경제라인에서 한 번 합을 맞췄던 인연이 상당히 오래가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 사례로 기재부 출신의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과 정책실장을 내리 맡았는데 이 때 최상목 당시 경제정책국장(현 경제수석)이 실무급으로 손발을 맞췄다. 관가에 따르면 최 수석은 당초 새 정부 금융위원장 행(行)이 사실상 유력했으나 먼저 대통령비서실장에 내정된 김 실장이 ‘같이 일하자’는 취지로 대통령실에 붙잡았다는 후문이다. 이들과 함께 대통령실에서 일하고 있는 김병환 경제금융비서관도 바로 직전 경제정책국장 출신이다.

이 같은 요직을 놓고 최근 취임한 추 부총리가 단행한 내정 인사에서 의미있는 파동이 일었다. 핵심 보직인 경제정책국장 자리에 ‘기수파괴’ 발탁 인사를 낸 것이다. 현재 기재부 국장급이 대부분 행시 36~37회 기수들로 채워져 있는 상황에서 행시 39회 출신의 윤인대 경제정책국장이 내정됐다. 추 부총리는 지난달 23일 취임 후 첫 주재한 확대간부회의에서 "과감한 기수파괴 인사를 도입해 열심히 일하고 성과를 창출하는 직원에 인사 우대 인센티브를 적용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장급 중 요직이 경제정책국장이라면 과장급 중에서는 ‘종합정책과장’이 있다. 매년 인사 시즌이 되면 이 자리를 놓고 만만치 않은 경쟁이 펼쳐진다. 윤종원 전 경제수석, 김철주 전 비서관, 이찬우 수석부원장, 이호승 전 정책실장, 이억원 전 1차관, 이형일 차관보 내정자, 김병환 비서관, 윤인대 현 국장 등 8명은 모두 종합정책과장을 거쳐 경제정책국장에 오른 케이스다. 이처럼 종합정책과장을 거쳐야 추후 경제정책국장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일종의 ‘예비 리그’인 셈이다. 늘 정신없이 일하는 고생스러운 자리이면서도, 대통령실이나 기재부 고위 간부들에게 수시로 보고하는 등 접촉이 잦다는 점에서 확실한 눈 도장을 찍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한 기재부 직원은 "종합정책과장 인사는 미래 ‘예비 1차관’을 뽑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기재부 장관이 매 인사 때마다 가장 신중하게 고르는 자리"라고 말했다.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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