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최근 3년 새 기업형슈퍼마켓(SSM) 144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골목시장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출점 제한, 영업시간 제한 등 유통 규제가 지속되면서 경쟁력을 잃은 탓이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기준 롯데슈퍼·GS더프레시·홈플러스익스프레스·이마트에브리데이 등 SSM 4사의 점포수는 1096개로 집계됐다. SSM 점포 수는 2019년 3월 1240개, 2020년 3월 1196개, 2021년 3월 1112개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해마다 점포수가 줄어들면서 유통업체 업태별 매출에서 SSM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4.1%, 2020년 4.0%에서 2021년 3.1%로 쪼그라들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근거리 유통채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지만 SSM은 그 수요를 편의점과 식자재마트에 빼앗겼다. SSM은 대형마트와 마찬가지로 매달 두 차례 의무휴업 규제를 받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말 이용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그사이 SSM과 동일한 상권에서 경쟁을 벌이는 식자재마트는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으면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SSM 관계자는 "편의점, 식자재마트 등과의 경쟁 구도가 심화되고, 골목시장 보호 취지로 도입한 영업시간 제한·신규 출점 제한 등 영업 규제로 인해 SSM 매출과 점포 수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6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시흥배곧점에서 직원들이 매장을 관리하고 있다.
현재 SSM은 신선식품 강화 및 빠른 배송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당장 급부상하고 있는 퀵커머스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SSM 사업을 완전히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롯데슈퍼는 스마트팜 브랜드 내일농장을 선보이며 신선식품 차별화에 나섰고, 1시간 바로배송를 운영하고 있다. GS더프레시는 쏜살배달 서비스를 통해 점포 반경 1.5㎞ 내에서 모든 상품을 45분 내에 배달한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도 1시간 즉시배송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빠른 배송 서비스인 스피드e장보기를 현재 145개점에서 운영하고 있다.
다만 SSM의 추가 출점과 새벽배송은 여전히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 현행법상 전통시장 경계 1㎞ 이내에 출점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신도시를 제외하고는 출점 자체가 불가능하다. 새벽배송 역시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로 인해 온라인 주문 건을 처리할 수 없는 상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온라인 쇼핑, 편의점, 식자재마트에 밀리면서 SSM의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라며 "대형마트와 별개로 SSM만이라도 의무휴업 폐지 등 소비자 편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규제 완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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