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출처=연합뉴스]
내년 5월부터 중고자동차 판매 시장에 현대·기아차의 진출이 허용되면서 소비자 득실에 관심이 모아진다. 대기업의 참여로 시장 신뢰도 향상과 기존 업계의 혁신을 기대하는 시선이 있는가 하면, 중고차 가격 인상을 우려하는 입장도 있다.
국내 중고차 시장은 3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매매거래 건수는 약 387만대로 신차(174만대)의 2배 이상이다. 이처럼 시장의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소비자 신뢰도가 낮고 허위·미끼 매물 등 고질적인 피해가 지적돼왔다. 소비자와 판매자 간 정보 비대칭이 심한 전형적인 ‘레몬마켓’이었다. 지난해에는 중고차 사기 판매로 피해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소벤처기업부는 28일 사업조정 심의회를 열고 내년 5월부터 현대·기아차의 중고차 판매를 정식 허용하는 권고안을 의결했다. 중고차 판매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기한 만료(2019년 2월) 이후 3년 만에 논란과 줄다리기의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중소 사업자의 충격 완화를 위해 판매 대수는 내년 5월1일부터 1년간 5%, 2024년 5월1일부터 1년간 7%로 제한하도록 결정했다.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브랜드 가치를 중시하는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로 소비자 피해는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중고차 업계에는 ‘시장을 개방해서 판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며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을 내놓는 기업이 최후의 승자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중고차 시장에 대한 불만이 팽배한 상황에서 현대·기아차는 고객중심 서비스를 통해 품질에 기여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정보 비대칭, 허위 매물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품질 좋은 인증중고차(5년·10만㎞ 이내)를 사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중고차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기존 사업자들도 꾸준히 이 부분을 지적해왔다.
한편, 이번 결정에 대해 완성차 업계는 권고안이 투명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고려하지 않은 데다 국내차와 수입차의 역차별을 해소시키지 못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1년 유예기간 설정과 시험사업 기간 내 매집과 판매 상한 제한 등으로 완성차업체로서는 플랫폼 대기업과 수입차 업체 대비 차별적 규제를 상당기간 더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는 "사업개시 1년 유예 권고는 아쉽다"면서도 "대승적 차원에서 권고내용을 따르고 중고차 통합정보 오픈 시스템을 구축해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