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투기업 노동 경직·낮은 인센티브로 韓 떠나…새정부 정책으로 유인해야"

산업연합포럼 '외투기업 투자확대 방안·제언'
"경직된 고용시장·낮은 조세경쟁력…투자꺼려"
외국기업 추가투자 유치하려면 규제해소 중요

<자료제공:한국산업연합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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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우리나라가 기업을 경영하는 데 경쟁력을 가진 부분이 있으나 노동시장이 경직된 데다 투자유인책(인센티브)이 효율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아 외국기업의 투자를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러시아 침공으로 인한 국제사회의 탈동조화 현상이 한층 심화하면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외국기업의 자본이 늘어난 터라, 새 정부에서는 외국기업 투자를 이끌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정책수단을 쓸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는 조언했다.


27일 한국산업연합포럼이 유엔무역개발회의 자료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16년부터 5년간 우리나라의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출액 대비 유입액 비율을 0.4(유입 610억달러·유출 1699억)에 그쳤다. 비율 0.1에 그친 최하위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낮은 수준이었다. 베트남(25.4)·인도네시아(15.3)·인도(4.6) 같은 개도국은 물론 G2 미국(2.3)·중국(0.9), G7인 독일(0.5)·프랑스(0.5)보다도 낮은 수준이었다. 외국기의 탈(脫)한국 기조가 이어졌다는 얘기다.

정만기 산업연합포럼 회장은 이날 외투기업 투자확대방안을 주제로 열린 행사에서 "다국적기업의 입지와 관련해 국가경쟁력이 우리의 독특한 규제양산 등으로 약하고 있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보호의 역작용으로 기업의 비정규직 활용은 늘어났으나 외국과 달리 최대 2년간 활용 제한, 제조업 직접 생산공정 파견근로 불허용, 사내하청 불법파견 판결 등으로 시장상황별 다양한 고용형태를 활용하기 어려운 점, 통상임금이나 사내하도급에 대해 행정부는 적법하게 인정했으나 법원이 부인하는 등 같은 법률에 대한 해석차이로 우리 법적 안정성이 흔들리는 점이 적절한 예"라고 덧붙였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 기아차, 한국GM 완성차 3사가 지난해 3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국민연금과 연계한 정년연장 입법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 기아차, 한국GM 완성차 3사가 지난해 3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국민연금과 연계한 정년연장 입법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국내에서 활동중인 외국기업도 녹록지 않은 한국 내 경여환경을 꼬집었다.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한국이 아시아 비즈니스 허브로 발돋움하기 위해 디지털무역과 클라우딩컴퓨팅, 제약·의료기기, 노동법, 공정무역, 자동차산업에 있는 한국 특유의 규제를 세계 표준에 맞춰야 한다"며 "최저임금 상승률을 억제해 국내 사업운용비용을 낮추고 최고경영자(CEO) 등 임원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등 기업환경 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세제와 노동유연성, 정책 안정성을 최우선순위로 두고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디어크 루카트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회장은 "노동시장 개혁은 기업 경쟁력을 지원하기 위한 중요한 부분"이라며 "현 주52시간 근무제와 관련해 기업의 생산, 연구현장, 성수기 등 상황에 따라 더 높은 수준의 유연성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구조조정은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가 필요할 것이 요건으로 정해져 있으나 경영안정화를 위해 해고의 자유를 더 넓게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토론에서 "생산제품 대부분을 수출하는 외투 제조기업에 있어 안정적 노사관계, 상품의 경제성, 수출시장에 대한 공급의 확실성·안정성은 한국 투자를 결정짓는 핵심사항"이라며 "한국GM은 타국의 경쟁사업장보다 노사관계 파행이 잦고 노사교섭주기가 짧다"고 말했다.


그는 "불확실한 노동정책, 기업임원까지 처벌하는 양벌규정 등 불안요소로 시장 변동성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하고 비용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외투기업이 주주에게 한국 투자가 수익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걸 증명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사업장운영과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한국 정부의 각종 경제·산업정책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 시티오브런던의 금융지구. 영국은 최근 5년간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이 유출보다 4.6배 많아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축에 꼽혔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영국 시티오브런던의 금융지구. 영국은 최근 5년간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이 유출보다 4.6배 많아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축에 꼽혔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미·중간 갈등이 격화한 가운데 러시아 침공으로 국제무역의 장벽이 높아진 점을 우리에게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선진국 외국기업이 중국이나 신흥 개도국에서 빠져나와 새로운 투자지역을 찾는 경향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장윤종 한국개발연구원 초청연구위원은 "(외국기업에 대한) 정부 현금지원이 하드웨어 중심으로 지원용도를 제한해 외투기업의 연구개발 등 혁신활동 자체는 지원이 불가했다"며 "이를 대폭 강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행 현금지원 제도를 대여형·기금형으로 나누는 등 제도를 보완하고 외국인투자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파급효과에 따라 차등지원하는 방식으로 정교하게 운영한다면 특혜나 납세의무 회피를 유인하는 수단이 아님을 확실히 하는 동시에 기업에 큰 인센티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탄소중립과 에너지정책을 산업현실에 맞게 수정하고 노동 부문 등에서 과도한 기업규제를 완화한다면 다국적 기업의 정치적 안정성이 확보되고 국내 투자환경의 우수성을 투자 결정 시 가중치를 두고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만기 회장은 "외국보다 좋지는 않아도 적어도 동등한 기업환경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며 "윤석열 정부의 시장경제와 규제개혁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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