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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아이비리그의 명문 사학 하버드대가 26일(현지시간) 노예제도에 연루됐던 역사를 반성하면서 1억달러(약 1255억원)의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로런스 배카우 하버드대 총장은 26일(현지시간) 재학생과 교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이 기금을 노예제와 인종차별의 유산으로 생긴 교육적, 사회적, 경제적 격차를 메우는 데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하버드와 노예제의 유산 위원회'가 펴낸 134쪽 분량의 보고서와 연계한 발표다.
배카우 총장이 이날 메일을 통해 공개한 보고서에는 하버드대가 1636~1783년 설립기간 동안 매사추세츠주에서 노예제가 금지되었음에도 70명 이상의 흑인을 노예로 삼았고, 이후에도 노예무역 및 노예 관련 사업으로부터 이득을 챙겨왔다는 점이 지적됐다. 또한 1900년대에도 흑인 학생을 배제하고 인종차별을 옹호한 학자들을 받아들였다고 언급됐다.
법률 역사학자이자 헌법 전문가인 토미코 브라운-나긴 교수가 이끄는 위원회는 이 보고서를 통해 하버드대가 이들 노예 후손들을 위한 유산 기금을 설립하고 교육 등의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들 후손이 5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아울러 흑인 대학(HBCU)와의 파트너십 학장도 권고했다. 여름 학기 프로그램을 마련해 흑인 대학 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도록 하고, 하버드대 학생과 교수진을 이들 흑인 대학에 보내는 내용 등이다.
배카우 총장은 "노예제와 그 유산은 400년 넘게 미국인의 삶의 한 부분이었고, 하버드는 매우 부도덕한 영속적 관행으로부터 일정 부분 혜택을 누렸다"면서 "계속되고 있는 그 영향을 추가로 바로잡는 작업을 위해 앞으로 몇 년간 우리의 지속적이고 야심찬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브라운대, 조지타운대, 프린스턴신학대 등 미국의 다른 대학들도 노예 문제를 반성하고 과거사를 바로잡기 위한 재정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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