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관리 강화"…현대차·기아, 최대실적에도 고삐 더 죄는 배경은

"원자재 전담조직 신설·시스템 구축"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서 밝혀
1분기 판매 줄었으나 매출·수익 최대
2분기 이후 악재 반영 가능성 대비

현대차·기아 양재 본사 사옥<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 양재 본사 사옥<사진제공:현대차그룹>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현대차 · 기아 가 완성차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관리 강화를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선다. 글로벌 공장 간 물량을 유기적으로 조정하는 한편 신규 투자나 신차 출시도 미루는 등 고삐를 바짝 죄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내외 위기상황 속에서도 올 1·4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나 앞으로 닥칠 위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26일 회사 쪽 설명을 들어보면 현대차는 원자재를 전략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전담조직을 새로 만드는 한편 시황변동에 따른 손익 영향을 자동으로 산출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통상 완성차 메이커가 아닌 협력사가 자체적으로 했던 일인데 이를 직접 관장하면서 보다 기미하게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완성차 생산에 필요한 물품이나 각종 재료 구매 과정에서도 외부 전문기관, 관련 업체와 협업해 전문성도 끌어올리기로 했다. 구매나 원가절감 분야는 이미 글로벌 톱수준으로 꼽히지만 이를 더 갈고 닦겠다는 뜻이다.

원가 비중이 큰 배터리의 경우 배터리 제조사와 원자재 선매입 물량을 늘리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원재료를 직접 구매하겠다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나섰다. 전기차·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생산·판매 비중이 늘면서 배터리 수요가 크게 늘었는데, 최근 리튬·니켈·코발트 등 주요 배터리 재료값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서강현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전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속되는 반도체 공급이슈는 더딘 회복세를 보이며 최근 상승세를 보인 원자재 가격 또한 단기적으로 부담"이라면서 "원자재 가격상승, 글로벌 공급부족 사태에 대한 다양한 대응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 우크라이나 침공 후 현지 물류차질 등으로 생산을 중단했다.<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 러시아 공장. 우크라이나 침공 후 현지 물류차질 등으로 생산을 중단했다.<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는 올해 1분기 안팎의 악재에도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전일 발표한 실적을 보면 두 회사 모두 판매량은 다소 줄었다. 분기 영업이익 기준으로 현대차는 8년 만에, 기아는 역대 최대 기록을 썼다. 코로나19가 불거진 직후부터 이어진 부품수급난이 여전한 데다 러시아 침공에 따른 생산·물류 차질, 주요 원자재 가격급등 등 악재를 뚫어냈다. 당초 계획보다 높은 상태를 지속하고 있는 환율, 출고적체로 공급자 우위 시장이 장기화한 점도 현대차·기아에겐 호재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허리띠를 졸라메는 건 앞으로 상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내다보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의 경우 통상 3개월, 길게는 1년에 걸쳐 생산비용에 반영된다. 올해 1분기 생산한 차량이 과거 원재료 급등 전 확보한 물량으로 생산했다면 앞으로 생산·판매할 차량은 오른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얘기다.


차량용 반도체로 상징되는 부품난 역시 올 하반기 들어 점차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생산·판매가 과거처럼 정상체제로 돌아선다면 판매과정에서도 각종 마케팅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은 "정점 때에 비해 떨어지긴 했으나 원자재 가격은 연초 계획을 짤 때 비해선 여전히 높아 2분기 이후 재료비쪽 부담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재료비 상승분을 만회하기 위해 시장 전 권역에서 합리적인 수준으로 가격인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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