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내부 "검찰 ‘중립성’ 누가 해쳤나… 뜻대로 안 되니 검수완박"

"현 정부 들어 중립성 해친 적 없어… 채널A 사건 결재 누가 미뤘나"
민주당 "美검찰 수사권 없어"… 한인검사협회 "美검사, 수사권 있어"

檢 내부 "검찰 ‘중립성’ 누가 해쳤나… 뜻대로 안 되니 검수완박"


[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 강행의 이유로 내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을 두고 검찰 내부에서 날 선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과거 검찰이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수사를 한 것은 인정하지만, 고강도 검찰개혁이 이뤄진 현 정부에서 검찰은 중립성을 해치는 수사를 벌인 적이 없는데도 여당이 막무가내로 검수완박 법안을 통과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주당은 여야가 합의한 검수완박 중재안을 이번 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에서 사실상 검수완박 법안 처리를 주도하고 있는 황운하·김용민·최강욱 의원 등 민주당 내 초선 의원 모임인 ‘처럼회’ 소속 의원들은 채널A 사건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사건 등을 두고 검찰이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검사들은 민주당이 지목한 사건들은 사법처리할 증거나 근거가 없어서 무혐의 처분했는데도, 정치적 중립성을 거론하면서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방의 한 차장검사는 "검찰의 중립성을 해친 게 누구인가"라면서 "검찰이 과거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못하고 수사를 한 사례가 있지만, 이 정부 들어서는 그런 일이 절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안 되는 사건을 자꾸 하라고 부추기고, 압력을 행사한 사람들이 검찰의 중립성 확보를 위해 검수완박을 하겠다는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검찰 내부 시스템상 지휘부에서 사건 처리 방향에 대한 지시를 내릴 수 없고, 수사 지휘를 내린다고 하더라도 젊은 검사들이 지휘부 뜻대로 움직이지도 않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을 헤치는 수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차장검사는 "채널A 사건 수사에 대한 윗선의 지시는 명확했는데, 정반대의 수사 결과가 나왔다"며 "김건희 여사 수사도 마찬가지 맥락인데, 안 되니까 못하는 것이다. 수사팀의 결론대로 처리를 못 하게 한 이들이 잘못된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평검사들도 "현재 검찰은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할 상황이나 여지 자체가 없다"는 반응이다. 업무 지시 등을 모두 기록하는 구조여서, 수사 방향과 다른 윗선의 주문이 개입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수부 경험이 있는 한 평검사는 "수사 상황과 다른 방향의 결론을 내리라는 지시를 받아본 적도 없지만,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선배들이 사건을 가지고 저울질하는 어두운 과거가 있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현재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검수완박의 근거 중 하나로 제시한 ‘미국 검사는 수사권이 없다’는 주장에도 반론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한국계 검사들이 주축이 돼 운영하는 ‘한인검사협회’는 성명을 내고 "미국 검사에게 수사권한이 있고 수사를 한다는 사실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있을 수 없으며, 수사 기능은 정의와 범죄 억제, 공공의 안전이라는 목표를 추구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밝혔다.


한인검사협회는 각국의 한인 검사들이 공공의 안전이라는 공통의 관심사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상호교류·교육·사회봉사 등을 목적으로 결성한 글로벌 비영리 단체로, 현재 총 8개국 100여명의 한인검사들로 구성돼 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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