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유럽연합(EU), 미국 등 주요국의 탄소 무역장벽이 확산하고 있어 제품 저탄소화, 인증 인프라 구축, 국제 무대 국내 기준 통용 협력 등 과제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26일 개최한 '글로벌 탄소 무역장벽 현황과 과제 세미나'에선 국제 탄소중립 규제 대응 방안에 관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온라인 중계로 진행한 세미나엔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안덕근 서울대 교수, 강인수 숙명여대 교수, 강병구 고려대 교수, 안정혜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신호정 생산기술연구원 실장, 이상준 에너지경제연구원 팀장, 크리스토프 하이더 주한유럽상의 사무총장, 다니엘 카루더스 주한영국대사관 참사관, 필립 드 바에르 Van Bael & Bellis 변호사 등이 참여했다.
세미나는 '탄소 무역장벽 현황과 향후 전망' '우리 산업에 대한 영향과 대응 방안' '국내 인프라 구축 현황 및 과제' 등 세 가지 주제로 진행됐다. 1세션 발표자 안정혜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EU를 시작으로 주요국들이 탄소 무역장벽 도입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안 변호사는 "지난달 15일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입법안이 EU 이사회에서 합의돼 EU는 탄소 무역장벽 조치의 선두에 서게 됐다"며 "한국의 대EU 철강 수출량은 세계 6위로 CBAM이 이행되면 철강업계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미국 탄소 무역장벽과 관련해서는 "최근 미국은 기후변화 대응뿐 아니라 중국 견제를 위해 EU, 영국, 일본 등과 협력해 글로벌 지속가능 철강협정(GSSA)을 진행하는 등 철강·알루미늄 분야 탄소 무역장벽 정책을 급속히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은 탄소 국경조정부담금을 면제받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배출권 거래제도를 도입했고, 러시아와 터키도 비슷한 제도를 도입했다"며 "우리도 저탄소 기술개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촉진, 그린 철강 클럽 참여 등을 통해 발빠르게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세션 발표자 이상준 에너지경제연구원 기후변화정책연구팀장은 "EU CBAM의 구체적인 시행안이 공개되지 않아 계량화하기 쉽지 않지만 현 수출 규모로 볼 때 철강 산업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한국 철강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유럽, 북미 등과 큰 차이가 없어 단기적으로 CBAM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 팀장은 "EU가 CBAM 일정대로 배출권 거래제 무상할당을 2035년까지 축소해 나갈 경우 기업들은 대응 역량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EU CBAM 기준보다 기업 배출량 정보가 불리하게 적용되지 않으려면 국내 배출권 거래 체계가 EU 기준에도 부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3세션 발표자 신호정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 실장은 "최근 글로벌 대기업들이 공급망 내 탄소 배출량 관리를 위해 원료·부품 공급 기업에 '탄소발자국 인증'을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상장사의 탄소 배출량을 의무 공개토록 하는 규제안을 마련하는 등 세계의 탄소 장벽이 다양해지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탄소발자국은 제품 생산부터 사용·폐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 총량을 의미한다. 신 실장은 "특히 탄소배출량 산정에 필요한 데이터베이스(LCI DB) 등 국내 인프라가 부족해 해외기관의 정보를 이용하고 있고 국가별 탄소발자국 인증도 다른 상황"이라며 "국가 간 통용이 가능한 탄소발자국 제도를 마련해야 하고, 탄소 배출량 산정·검증 관련 국내 인프라 구축도 시급한 만큼 민관 역할 분담과 국제 협력 등을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개회사에서 "지금 세계는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코로나19·금리인상으로 인한 경기침체 등 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미중 패권경쟁, 탄소국경조정제도 등 보호주의 움직임이 더 복잡해지는 만큼 탄소 무역장벽에 따른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수입규제와 산업피해에 대한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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